"이 시리즈 봤어?" 넷플릭스 화제작, 알고보니 카카오엔터 작품

      2023.04.17 18:16   수정 : 2023.04.17 19:57기사원문
'사내맞선' '수리남' '종이의집:공동경제구역' 등 지난해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시리즈 시청시간 1위에 오른 한국 드라마 6편 중 3편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기획·제작한 작품이었다. 칸영화제에 초청돼 배우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와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 역시 산하 제작사 영화였다. 올해는 송중기·홍사빈 주연의 '화란'이 제76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내달 프랑스 칸으로 향한다.



■카카오엔터, 미디어 사업서 두각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스토리(웹툰·웹소설)·미디어(영화·드라마)·뮤직 사업의 시너지를 본격화하며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미디어 부문이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미디어부문은 2021년 2804억원에서 2022년 412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이 47% 성장했다. 특히 2022년 전체 매출 중 글로벌 매출이 22%를 차지하는 10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618억원 대비 70%나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엔터가 미디어사업 진출 후 약 3년 만에 해외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한 비결은 글로벌 콘텐츠업계 트렌드인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발 빠르게 도입한 덕이 크다.

서울대경영전문대학원의 유병준 교수 연구팀은 지난 2월 한국경영학회 학술지 '코리아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 M&A 전략의 경제·사회적 효과 분석: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콘텐츠 이용자들에게 더욱 방대한 양질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효익뿐만 아니라, 자회사들에게 기업 차원의 영업이익 효익을 부과하기도 한다"고 평했다.

카카오엔터는 영화사월광, 사나이픽처스, 바람픽쳐스, 영화사집, 글앤그림미디어 등 업계 주목할 제작사들을 산하에 두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엔터의 재정·행정적 지원에 힘입어 콘텐츠 제작 자회사 중 4개사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나이픽처스는 해외 144개국 선판매한 영화 '헌트', 메가몬스터는 올해 시즌2 공개를 확정한 '소방서 옆 경찰서' 시즌1의 활약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경성크리처' 시즌 1, 2를 제작하고 있는 글앤그림미디어와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를 제작한 바람픽쳐스 역시 매출 상승 폭이 컸다.

■드라마, 영화, 예능 기획·제작 확대

카카오엔터의 미디어 부분은 올해도 성장을 예고했다. 지난해 총 15편의 작품을 선보였다면 올해는 2배에 달하는 약 30편의 드라마, 영화를 기획·제작한다.

송중기 주연 영화 '화란'을 비롯해 박서준('경성크리처'), 박은빈('무인도의 디바'), 지창욱('최악의 악') 등 글로벌 스타가 출연하는 작품이 라인업에 올랐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 예정인 '경성크리처'는 카카오엔터 본사와 자회사들의 탄탄한 시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크리에이터그룹 글LINE 강은경 작가가 집필하고, 카카오엔터 산하 글앤그림미디어 제작·카카오엔터가 공동제작을 맡은 작품으로 카카오엔터 산하 매니지먼트사인 어썸이엔티 소속 배우 박서준이 출연하는 기대작이다. 시즌1 공개 전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디즈니플러스 통해 공개될 드라마 '최악의 악'은 바람픽쳐스와 사나이픽처스 두 자회사가 힘을 합쳤다.

영화 시장에서는 활발한 글로벌 선판매가 기대된다. 영화 '크로스', '화란', '엑시던트(가제)', '야행(가제)' 등이 관객과 만난다. 올해 '피지컬: 100' 등의 K예능이 넷플릭스 1위를 달성하며 주목받는 가운데, 카카오엔터는 '좀비버스' 등의 글로벌향 예능도 선보인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M&A 전략

한국의 콘텐츠산업은 한국경제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콘텐츠 산업조사'에 따르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가전(86억달러), 전기차(69억달러)를 넘어 124억달러를 기록했다. 문체부는 오는 2027년까지 2배(250억달러) 성장을 기대 중이다. 하지만 해외 콘텐츠 공룡 기업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은 녹록치 않다. K팝 업계에서는 국내 K팝 기업의 세계 음악시장 점유율이 2% 미만에 불과하다며 '콘텐츠업계 삼성·현대 출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울대 유병준 교수 연구팀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M&A 전략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디지털 플랫폼의 M&A는 형태적으로는 기업 집단이지만,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높은 사업 간 연결성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편의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전략적 투자가 문어발식 몸집 늘리기로 오해받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이러한 오해가 해소되어야 한다"며 "아울러 국내 디지털 콘텐츠 기업들이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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