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살리는 글로컬대학…'지방대 살생부’로 전락하나

      2023.04.18 14:30   수정 : 2023.04.18 18:25기사원문
위기에 빠진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 '글로컬대학(Global+Local)' 30곳을 지정해 5년간 총 3조원을 지원하는 정부 계획이 빨라진다. 당초 일정보다 1년 앞당겨 오는 2026년까지 지원한다. 하지만 글로컬대학 사업이 지방대 구조조정을 가속하고 '대학 줄세우기'를 더욱 촉발 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위원회와 18일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10개 내외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30개 내외 지방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한다.
앞서 2027년까지 30곳을 선정해 1개교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1년 앞당겨진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앞당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초 5월로 예정됐던 예비지정은 6월로 미뤄졌다. 이에 따라 7월로 예정됐던 본 지정도 9월말로 조정됐다. 이는 교육부가 4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진행한 결과, 대학에서 혁신을 논의할 충분한 시간이 부여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이를 수렴한 것이라고 한다.

예비지정에는 15개교 내외가 이름을 올리고 본 지정에는 최종 10개교로 솎아진다. 예비지정 대학은 약 3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지자체, 지역 산업체와 공동으로 혁신기획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광역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글로컬대학이 원활하게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해나갈 방침이다. 글로컬대학의 성과는 지역사회 관점에서 산업·경제·문화 분야에 기여한 영향력을 분석해 공개된다. 대학 성과관리에 영향력 평가 방식이 도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지표와 구체적인 분석 방식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에 대해 매년 실행계획과 이행 목표치의 달성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3년차와 5년 차에는 보다 강도 높은 성과 점검을 통해 대학의 혁신 실행력을 담보한다.

점검 결과 실행계획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성과가 미흡한 경우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협약 해지 및 지원 중지, 필요한 경우 사업비 환수 조치까지 검토한다.

일부 교수들은 정부의 글로컬대학 사업을 두고 시장 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이라고 비판중이다. 그러면서 오는 5월 말 1000명의 교수와 함께 전국교수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전국교수연대회의는 이날 '사회적 공론화 무시한 글로컬 대학 사업 졸속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위기에 놓인 대학에 시장 원리와 무한 경쟁이라는 낡고 단순한 논리를 앞세워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글로컬대학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의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생들이 몰리는 극소수 대학만 남기는 방식은 행정 편의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교육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단국대 천안캠퍼스와 부경대를 2023년 캠퍼스 혁신파크 신규 후보지로 최종 선정했다.

단국대 천안캠퍼스에는 오는 2027년까지 총 2만1450㎡ 규모 부지에 사업비 536억2000만원을 들여 첨단 부품·소재, 바이오헬스케어 등 분야 기업을 유치한다.
부경대는 2028년까지 총 1만8000㎡ 규모 부지에 사업비 53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해양수산, 파워반도체, 스마트헬스 등 분야 기업을 유치한다.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은 대학의 유휴부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고 기업입주공간을 건축해 정부의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는 3개 부처 공동사업이다.


정부는 그동안 3차례 공모를 통해 △2019년 강원대·한남대·한양대 에리카(ERICA) △2021년 경북대·전남대 △2022년 전북대·창원대 총 7개 대학을 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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