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째라는 병원·의사·실장에 골머리 앓는 소비자"…소비자원, 병원 선납 신중 당부

      2023.04.20 06:00   수정 : 2023.04.2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 A씨(남, 70대)는 지난해 7월 치과에 임플란트 10개와 식립을 위해 1100만원을 납부한 후 임플란트 1차 수술을 받았다. 지난 1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으로 A씨가 사망하자 유가족들이 선납한 임플란트 치료비의 잔액 반환을 요구했다. 치과는 어떤 명확한 근거도 없이 300만원만 환급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 B씨(여, 30대)는 지난해 9월 다이어트패키지(지방분해시술 9회, 약물치료, 제품 제공 등)를 484만원에 구매했다. B씨는 지방분해시술 4회, 약물 처방 과정에서 △멍 △가려움 등의 증상 호소하며 환불을 요구했다.
해당 의료기관은 이미 이행된 4회 시술비의 정가로 계산하면 환급해줄 돈이 안남았다며 한푼도 돌려주지 않았다.

#3. C씨(여, 50대)는 지난해 10월 성형수술을 위해 500만원을 냈는데, 2주 뒤 수술일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 취소를 결정했다. C씨가 수술비 환급을 요구하자 의료기관은 납부한 수술비의 30%인 150만원만 돌려줄 수 있다고 통보했다.

피부과 관련 분쟁 가장 많아 '주의'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병·의원에 진료비를 먼저 냈지만 계약해지 시 잔액 일부 혹은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의료기관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올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91.9% 증가했다. 최근 의료기관에서 시술·수술 등 의료계약 체결 시 '비용 할인'을 미끼로 진료비 및 계약금을 선납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원은 잔여 진료비 환급 거부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만큼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원 분석 결과 2020년부터 2023년 2월까지 접수된 의료기관의 잔여 진료비 환급 거부 및 과다 공제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은 총 420건에 달한다. 진료과별로는 ‘피부과’ 관련 분쟁이 전체의 35%로 가장 많다. 이어 성형외과 125건(29.8%), 치과 59건(14.0%), 한방 44건(10.5%), 기타 44건(10.5%) 순이었다.

위약금과 이행된 시술비를 제외한 비용은 환급받을 수 있어

의료기관은 과실이 아닌 소비자의 단순 변심은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이행된 진료비나 위약금을 공제하면 환급액이 적거나 환급할 금액이 없다고 설명한다. 의료계약의 경우 민법상 위임계약으로 민법 제689조 제1항과 제2항에 의해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만약 당사자 중 한쪽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소비자는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으며 다만 그로 인해 의료기관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배상 책임이 있다.

소비자는 선납한 진료비 중 이행된 의료행위 부분에 대한 진료비와 위약금 등을 공제한 후 잔여 진료비를 환급받을 수 있다.
한편 계약 해제·해지 제한이나 정가 공제 등의 개별 약관에 대해서도 해당 약관이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로 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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