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서 '일부 무죄' 마약사범…대법 "추징금에서 빼고 다시 계산"

[파이낸셜뉴스] 여러차례 마약 범죄를 저지르다 누범 기간에 다시 매매와 투약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다만 범죄사실로 인정되지 않은 부분까지 추징금에 포함시킨 것은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추징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매매·투약하고 대마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마약 범죄 과정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화가 난다는 이유로 칼을 휘둘러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1심은 A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압수한 마약류를 모두 몰수하고 27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2002년부터 마약류 관련 범죄로 여러차례 징역형의 처벌을 받았고, 마약 범죄로 인한 누범기간에도 재차 범행을 한 점,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이 양형에 고려됐다.

2심 역시 1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지만,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6년 6개월로 감형했다. A씨 혐의 중 2018년 11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550만원을 주고 필로폰 약 50g을 건네받은 혐의는 입증 자료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마약류 몰수와 추징금 명령은 1심과 같았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2심이 일부 무죄를 선고한 부분까지 추징금에 반영한 것은 문제라고 봤다.

대법원은 "범죄사실로 인정되지 않은 부분에 관한 필로폰 가액에 대해서까지 추징을 명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A씨에 대한 나머지 필로폰 매매와 투약, 특수상해 혐의에 대해선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e-mail]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