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유조선 값 하늘 찌르네"..러-우전쟁에 가치 폭등
2023.04.21 14:01
수정 : 2023.04.21 14: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우전쟁으로 유류 수입 노선이 길어지면서 중고 유조선 시장도 활황을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새롭게 건조될 유조선 발주 물량도 충분치 않아 향후 중고선의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중고 유조선 가격은 25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조선 시장이 부활한 것은 유류 운송 노선이 길어져 선주들의 수익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재에 나선 바 있다. 닐스 라스무센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 수석 해운연구원은 "과거에는 러시아산 원유가 유럽연합(EU)으로 운송됐지만, 이제 인도와 중국이라는 장거리 목적지로 전환되면서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거리를 곱한 값)이 83% 증가했다"며 "유럽연합이 중동 및 미국 걸프 지역에서 원유를 구매하면서 EU의 톤마일도 42%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로 공급될 유조선 물량이 부족해 중고선들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시황 강세를 보였던 컨테이너선에 발주가 집중된 영향이다. 현재 건조한 지 5년이 지난 아프라막스급 중고 유조선의 가격은 신조선가의 96%에 달하고, 수에즈맥스와 VLCC 중고선의 가치도 각각 신조선가의 85%와 83%까지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세계 석유 수요 증가로 유조선 시장은 밝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 이후 유럽의 많은 국가가 가스가 아닌 석유로 에너지 전환을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내년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중 규모가 큰 VLCC의 경우 한국이 중국보다 납기나 품질 면에서 앞서 있어 선호받는 상황"이라며 "그 전에는 유조선 발주가 상당기간 없었기 때문에 점차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