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공 굴러왔다고 아이와 부모에 총질한 20대 美 남성, 체포
2023.04.21 12:50
수정 : 2023.04.21 15:34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에서 자신의 앞마당에 농구공이 굴러왔다는 이유로 6세 아이와 부모 등 이웃 4명에게 총격을 가한 20대 흑인 남성이 플로리다주 경찰에 체포됐다.
CNN·ABC 방송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가스통카운티 경찰국은 총격 용의자 로버트 싱글태리(24)가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힐스버리카운티 보안관실을 찾아 자수했다고 밝혔다.
도주 행각을 벌이다 사흘 만에 범행 장소로부터 1000㎞ 떨어진 지역에서 체포된 싱글태리는 현재 힐즈버리카운티 내 유치장에 구금됐다.
싱글태리는 지난 18일 가스통에 있는 자택에서 이웃의 농구공이 자신의 앞마당에 넘어오자 화를 참지 못하고 이웃들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윌리엄 화이트와 그의 부인 애슐리 힐데브랜드, 이들의 딸인 6세 소녀와 또 다른 이웃인 데릭 프래더 등 4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중 아버지인 윌리엄은 중태에 빠져 병원에서 입원 중이다.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싱글태리의 마당에 농구공이 굴러 들어간 게 사건의 발단이 됐다. 당시 농구공을 찾으러 간 아이들에게 싱글태리가 소리를 지르자 윌리엄은 싱글태리의 집에 찾아가 "문제가 있다면 아이들에게 욕을 하지 말고 내게 직접 찾아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격분한 싱글태리는 집안에서 총기를 가지고 나왔고 이들 가족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딸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볼을 꿰맨 자국을 보인 뒤 "왜 우리 아빠를 쐈냐"고 오열했다. 그러면서 자신 때문에 부모님이 다친 것 같다고 자책했다.
힐더브랜드는 의사들이 딸의 뺨에서 총알을 제거했으며 자신은 팔꿈치에 총알이 스쳤다고 말했다. 또한 싱글태리가 총격 직전 자신의 남편과 딸을 번갈아 보며 '내가 너희를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CNN에 전했다.
경찰은 현재 싱글태리를 상대로 4건의 살인미수 혐의와 2건의 흉기폭행 혐의, 1건의 흉악범 총기소지 혐의를 적용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싱글태리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싱글태리는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2시간 동안 여자친구의 자택에 감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스티븐 질 가스통카운티 경찰서장은 "이러한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싱글태리가 몇주 전 가스통카운티로 이사를 왔으며 이전에도 아이들이 자신의 집 근처에 올 때마다 소리를 질렀다고 증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CNN에 총격이 벌어지기 전 싱글태리가 찾아와 아이들이 자신의 집 마당에서 뛰어다닌 것에 대해 화를 냈고 이에 자신의 손자는 집안에 있다고 설명한 뒤 그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