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MZ 홀린 코리아타운 ‘신오쿠보’… 코로나에도 어깨 부딪히며 다닌다
2023.04.23 18:12
수정 : 2023.04.23 19:38기사원문
지난 20일 파이낸셜뉴스가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한 '2023 글로벌유통포럼' 강연자로 나선 홍성협 도쿄후지대 경제학 박사는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의 위상을 이같이 단적으로 표현했다.
홍 박사는 "그동안 일본에서 한류는 '서브 컬처'였는데 이제 일본 사회의 젊은 층에서 명실상부 '주류 컬처'가 됐다"며 "20~30년 전 대학 내 한류에 대한 이미지와 지금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홍 박사는 "지금은 한류가 일본 문화로 녹아드는 과정으로, 한류를 꼭 '한국 콘텐츠, 한국 제품'으로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신오쿠보를 찾는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특별히 한국이 '좋다' '싫다'가 아닌 '그냥 이 제품이 좋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 등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앞으로는 이 점이 한류 문화의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인 마이니치신문도 앞서 "최근 K팝 등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이 하라주쿠에서 신오쿠보로 옮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역시 홍 박사의 의견과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다.
2020년 말 일본 마케팅 업체 소레나가 여고생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거리, 가고 싶은 거리' 설문조사에서도 시부야(16.8%) 다음으로 신오쿠보(16.2%)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젊은이의 성지로 통하던 하라주쿠는 3위에 그쳐 놀라움을 줬다. 소레나는 "신오쿠보의 길거리 음식, 화장품, 패션이 일본 젊은이들의 소셜네트워크 감성과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신오쿠보 지역의 한국 점포는 634곳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당시 396곳에서 5년 만에 약 60%가 늘어난 것이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이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화장품·잡화, 미용이 각각 9% 등으로 뒤를 이었다. 점포 분포 지역도 신오쿠보를 넘어 일본 전국구로 계속 넓어지는 추세다. 현지에서는 이를 '제4차 한류붐'으로 부르고 있다.
상인연합회 측은 "코로나19 영향에도 2013년 코리아타운 전성기 때보다 오히려 점포 수가 증가했다"며 "'이태원클라스' '사랑의 불시착' 등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24시간 한국식 포차와 카페, 디저트 가게 등 2017년 실태조사 이후 다양한 한국요리 가게가 등장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상인연합회는 이어 "경영자와 점포상호가 바뀐 경우도 약 30% 정도로 추산되는 등 손바뀜도 활발하다"면서 "점포 대표자들의 평균 나이도 많이 낮아졌고, 공동대표로 운영하며 체인점 형식으로 점포를 늘려가는 가게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오쿠보역 이용객은 하루 10만명을 넘어섰다. 인근 히가시신주쿠역의 이용객까지 더하면 1년간 한인타운 방문객은 900만명을 넘어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