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전철역 제안해볼까.. 민간 철도사업 빗장 푼다
2023.04.24 15:00
수정 : 2023.04.24 15: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철도사업에 민간 영역이 확대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시철도 등 민간이 철도 사업을 적극 제안할 수 있도록 규제가 대폭 개선된다. 또 민간 철도 사업자의 고질적인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해 역과 역세권의 동시 개발을 허용하는 등 경직적인 사업구조도 개편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열린 '민자철도 업계 간담회'에서 이같은 '철도투자 규제개선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민간사업자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사업에 한해 사업을 제안할 수 있다. 5년 주기로 발표하는 이 계획은 10년 단위 철도 건설 계획을 담은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같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철도의 시·종점 연장, 지선(간선에서 갈라져 나온 철도) 추가, 사업 병합 등의 철도 사업도 제안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신도시 광역교통대책의 경우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더라도 철도산업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안할 수 있게 된다.
또 신규 노선을 신설할 경우에 한해 사업 제안이 가능했지만, 지방 폐노선이나 노후 철도시설 등 기존 철도 시설을 개량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민간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주기적으로 투자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사전타당성 조사 수준의 사업의향서 제출로 민간의 매몰 비용도 대폭 줄여주기로 했다.
수입 다변화를 통한 적자 구조도 개선된다. 지자체 등 공공 소유부지에 철도역과 역세권을 함께 개발하고, 개발이익을 철도에 재투자하는 모델을 마련한다. 지자체가 역을 신설할 경우 지자체는 소유 부지를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한 뒤 역과 역세권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자체는 역 신설 부담이 줄고, 민간사업자는 수익성 향상 등이 기대된다.
부속사업은 상가임대·광고 등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됐지만, 민간이 철도시설을 활용한 부속사업을 제안하면 이를 적극 수용키로 했다. 일예로 이용객이 적은 새벽 또는 낮 시간에 열차 1량을 소형화물(택배) 칸으로 지정하는 등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
민간이 이용자의 부담 절감, 단거리 수요 추가 확보 등을 위한 다양한 요금제, 할인 프로그램도 제안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민자철도 관리 강화를 위해 전담 전문조직인 철도관리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코레일 등 공공기관에 준하는 민자철도 유지·관리 기준을 마련, 매년 운영평가를 통해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성이 좋은 지역은 정부 재정과 민간투자를 병행해 철도를 건설하고, 민간투자를 통해 절약된 정부 재정분을 활용해 메가시티 등 지방의 공간구조를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