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사망으로 겪는 이 질환은

      2023.04.25 14:38   수정 : 2023.04.25 14: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에 사는 김씨(30·여)는 요즘 퇴근 후 반려견 코코를 돌보느라 여념이 없다. 코코가 15살에 접어들어 노견이 되면서 시력을 상실하고 거동이 불편해 밥도 스스로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친동생과 같은 코코의 아픔만큼 걱정되는 건 김씨의 부모님이다.

코코와 15년을 살면서 헌신적으로 코코를 돌봤던 부모님이 만약 코코가 하늘나라로 간다면 얼마나 슬퍼하고 괴로워할지 김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겪는 슬픔과 상실감, 괴로움 등을 의미하는 '펫로스 증후군'이 지속되면 만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25일 밝혔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는 15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의 죽음과 상실로 정신적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아졌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이들은 길게는 6개월 이상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심리 상담만으로 회복이 어려울 경우는 때에 따라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복용이 도움 될 수도 있다.

또 주변인들도 슬픔이 공감 가지 않더라도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인정하고 위로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낱 동물일 뿐인데 왜 이렇게 슬퍼하냐’, ‘대신 다른 동물을 키워라’ 등 무분별한 조언은 삼가야 하며,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공감해주고 인정해 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조철현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을 잃는 것은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정신적 상실감을 느끼기 때문에 슬프고 힘든 감정을 억누르려고 하지 말고 충분히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애도 기간을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반려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자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유골함 등 반려동물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을 집안에 두거나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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