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한파에 전기료까지... 삼성·SK, 반도체 보릿고개 '산넘어 산'

      2023.04.25 17:44   수정 : 2023.04.25 17: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한파로 고전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가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공통된 복병까지 만났다. 한국전력의 적자로 전기요금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국내 제조업계는 5월 이후 발표될 2·4분기 요금 인상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기료 17%인상 "TSMC, 5200억 더 낸다"
25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0일 개최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월부터 대만전력공사의 전기요금 인상의 여파로 2·4분기 예상 총이익률을 0.6%p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전력공사는 지난 1일부로 전기요금을 평균 11%(산업용 고압전기료 17%) 인상하면서 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의 7%를 차지하는 TSMC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인상으로 대만의 평균 전기요금은 기존 킬로와트시(㎾h)당 2.8458대만달러(약 123원)에서 평균 3대만달러(약 130원)를 돌파했다.
연합보는 올해 TSMC의 신공장 건설 및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설치 등을 감안했을 때 대만 내 연간 전력 사용량은 2만3000기가와트시(GWh)로 가정하고, TSMC가 120억대만달러(약 5221억2000만원)를 추가적으로 지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전기요금 인상을 수년간 미뤄온 대만 차이잉원 정부는 대만전력공사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지난해 7월 산업용 고압전기료를 15% 인상한 데 이번에는 전영역에 걸쳐 인상을 단행했다. 전기료 인상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닌 현재진형형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TSMC 등 대만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상황이다.




국내 제조업, 한전 '인상폭' 주목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2·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지난 1년 새 ㎾h당 최대 41.6원 비싸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전의 대규모 적자 해소를 위해 전기료 인상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당정은 5월 이후 올 2·4분기 전기요금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인상폭을 두고 TSMC와 마찬가지로 국내 반도체 업계도 생산비용 증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하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생산 설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의 소폭 인상에도 부담이 매우 크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기업 중 지난해 전력을 사용한 1~2위가 각각 삼성전자(2만558GWh)와 SK하이닉스(1만10GWh)였다. 올해 1월 전력요금 인상분(13.1원)을 적용하면 연간 추가 부담비용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693억원, 1311억원으로 추산된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한전 적자가 워낙 심한 상황이라 국내기업들도 전기료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 전기요금을 앞질렀고 반도체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의 업황이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인상폭을 결정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률을 다르게 적용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요금을 2019년 이후 4년 만에 앞질렀다.
막대한 한전 적자 문제 등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해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물가 인상을 우려해 주택용보다 산업용 요금을 더 올린 탓에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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