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위기, 이민정책 고려해야"...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응책 제시
2023.04.25 16:00
수정 : 2023.04.25 1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 출산율 제고 정책이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은 이민 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인구를 확충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크레이머(Michael Kremer) 시카고대 교수가 적절한 이민정책을 저출산 위기의 대응책으로 뽑았다.
내달 2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2023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를 위해 방한하는 크레이머 교수는 25일 KDI(한국개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조세재정연구원과 함께 사전 인터뷰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저출산 극복 대응책을 조언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부대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이민정책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실제 법무부가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가칭)'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에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도 '이주배경인과의 동행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다만 이민을 통한 인구위기 극복은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는 게 정책리스크다. 이민유입에 적극적이었던 독일 조차2010년 10월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가 집권 기독민주당(CDU) 청년 당원 모임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의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다문화 구상'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을 정도다. '브렉시트'로 불리는 영국의 EU 탈퇴도 외국인 이민자들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도화선이었다.
크레이머 교수는 이와관련 "이민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최소화하고 국가 재정 및 후생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대상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민확대의 파급효과는) 육아 및 노인 돌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고숙련 국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동시에 내국인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 인상 등의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와관련된 정책으로 지난해 한국어 능력이 우수하고 동일 사업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출국이나 재입국 없이 최대 10년 까지 체류 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를 확대했다. 가사도우미 또한 취업 대상 직종에 포함시켰다.
저출산 뿐만 아니라 고령화 위기 역시 이민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이민자들로 구성된 의사, 간호사 또는 돌봄 서비스 근로자들이 노인 돌봄 인력 부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개도국과의 디지털 격차 해소, 재정적 지원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민간이 개발한 기술의 수익성이 낮으면 정부가 구매한다고 미리 약속하는 형태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선구매약속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에 함께 크레이머 교수는 "한국은 디지털 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이고 비약적인 경제발전 경험을 가진 만큼, 선진국과 개도국 간 소득 및 디지털 격차 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에듀테크, 디지털 농업, 디지털 헬스케어, 전자정부 분야를 언급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ADB 연차총회 '한국 세미나의 날' 행사에서 조동철 KDI 원장과 기조 대담을 갖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