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국 이상 '세력 확대' 나서는 中의 브릭스, 美에 대응

      2023.04.26 14:22   수정 : 2023.04.26 14:2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가 세계 최대 경제권을 노리고 20여개국 이상의 ‘세력 확대’를 추진한다. 사실상 중국이 브릭스의 키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중심 구조에 맞서는 또 하나의 강력한 경제동맹 체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공식·비공식 19개국 가입 희망"
26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주요 외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시아 및 브릭스 특사가 지난 24일 인터뷰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6월 2~3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회의를 열고 회원국 확대 문제를 논의할 것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특사는 “회의에서 브릭스 확대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13개국이 가입을 공식 요청했고, 6개국은 비공식적으로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개국의 구체적인 명단은 공식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 다만 중국 매체는 이란·아르헨티나·사우디아라비아·알제리·인도네시아·이집트·멕시코·파키스탄·나이지리아·투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방글라데시·바레인·베네수엘라·터키·시리아·우루과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매체는 이란과 아르헨티나가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고 지난해 6월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브릭스 가입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알제리는 지난해 11월 가입 신청을 공식 선언했다.

이집트, UAE, 방글라데시, 우루과이는 신개발은행 회원국이다. 이는 브릭스 5개국이 2015년 출범시킨 다자간 개발은행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8일 인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최소 12개국이 브릭스 가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브릭스 가입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 이익 확대·美대응 세 불리기

이들 국가들이 브릭스 가입에 의지를 보이는 것은 기존 국가가 가진 영향력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브릭스 국가의 국토 면적은 세계에서 26.46%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 인구는 절반에 가까운 41.93%에 달한다. 중국 외교부는 “2021년 5개국의 경제 총량은 세계의 약 25.24%, 총 무역량은 세계의 17.9%에 이른다”면서 “2022년 세계은행에서 의결권은 14.06%, 국제통화기금(IMF)의 총 지분은 14.15%”라고 주장했다.

실제 브릭스 5개국은 경제, 무역, 재정, 과학기술, 농업, 문화, 교육, 보건 등 수십 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맺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등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힘을 견제할 수 있는 거대한 세력 울타리를 형성할 수 있다. 미국의 대중국 혹은 대러시아 포위망에 맞서는 ‘세 불리기’로 이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해 6월 제14차 브릭스 지도자 화상회의에서 “일부 국가가 군사동맹을 확대하고, 다른 국가에 편들기를 강요하며, 대결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위험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세계는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며 단결과 결집을 촉구했다. 일부 국가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과학기술 독점, 봉쇄, 장벽을 통해 다른 국가의 혁신과 발전을 방해하고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라며 “뜻을 같이하는 파트너들이 조기에 브릭스에 합류하는 확대 과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브릭스 국가들은 산업사슬의 공급망 상호 연결을 촉진하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국경을 초월한 지불 협력을 확대하고 무역·투자·자금 조달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불 협력 부분은 탈달러화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브릭스 협력 체제는 2006년 시작됐으며, 그해 유엔총회 기간에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4개국 외교장관이 첫 만남을 갖고 브릭스 협력의 서막을 열었다.
브릭스는 출범 이후 2011년 남아공 한곳만 추가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2011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공식 회의를 가졌다.
이후 지금까지 모두 14회 회의와 9회 비공식 회의를 개최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설명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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