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의 꿈, 김동관이 완성"… ‘한국판 록히드마틴’ 탄생 임박

      2023.04.26 18:17   수정 : 2023.04.26 18:30기사원문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사실상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꿈꾸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숙원을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이 15년 만에 풀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가 대우조선을 품에 안으면 신성장동력 확보와 사업 확대 등 그룹의 미래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는 평가다.

■대우조선, 15년 만에 한화 품으로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심사를 마무리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위는 심사 결과를 조만간 별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이 유력해지면서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마무리작업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하면 당장 외형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공정위가 평가한 자산총액 기준으로 한화는 83조280억원으로 롯데(129조6570억원)에 이어 재계 7위 수준이다. 여기에 12조3420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재계 서열 38위인 대우조선의 자산가치를 더하면 단순 합산으로 95조3700억원으로 껑충 뛴다. 재계 8위인 GS(81조8360억원), 9위인 HD현대(80조6680억원) 등 나머지 상위 10대 그룹과 자산 규모에서 큰 격차가 나면서 '빅7' 구도가 확고해지는 셈이다.

무엇보다 대우조선 인수로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미래 핵심 먹거리 확보를 위한 중요한 무기를 얻게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항공우주, 방산, 에너지를 핵심사업으로 판단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난 2008년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추진했던 것도 미래 먹거리 확보 측면이 컸다. 김 회장이 처음 대우조선 인수 의향을 밝힌 후 한차례 무산 등 우여곡절 끝에 15년 만에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를 마무리짓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김 부회장은 현재 그룹의 핵심 그룹사인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장·대표이사 등을 겸임하고 있다.

대우조선 인수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 5개사에서 모두 2조원이 투입된다. 그중 김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체 투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원을 출연했다. 이번 대우조선 인수전도 사실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김 부회장 중심의 승계구도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부터 에너지까지 시너지 극대화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방위산업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역량을 대우조선의 설계·생산 능력과 결합해 회사의 조기 흑자전환은 물론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포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양방산의 강자인 대우조선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수 있다. 또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t급 잠수함 및 전투함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너지 전환의 '브리지 기술'로 평가받으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도 대우조선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이미 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가 발전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생산기술(FLNG)과 LNG운반선, 연안에서 재기화설비(FSRU)까지 더해지면 향후 수요가 급증하는 LNG 시장에서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게 된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발전사업과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


또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설치선(WTIV)을 활용해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화건설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해상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