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폭락에 펀드 시장도 흔들?···‘8종목’ 누가 담았나
2023.05.01 14:46
수정 : 2023.05.01 14:46기사원문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하한가를 맞은 대성홀딩스, 삼천리,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 가운데 한 곳에라도 투자한 국내 설정 일반 공모펀드는 95개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초 기준이라 리밸런싱(편입 자산 재조정)이 이뤄졌다면 현재와 차이는 있겠지만 그 규모를 짐작해볼 수는 있다.
두 종목을 함께 담은 상품이 49개로 가장 많았다. 한 종목을 포함한 펀드는 37개, 4종목을 담은 펀드는 4개, 3종목과 5종목을 편입한 펀드는 각각 3개, 2개였다.
ETF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달 28일 기준 전제 703개 상품 가운데 69개(9.8%)가 적어도 1개 종목을 보유했다. 1개와 2개 종목 보유 상품이 21개씩으로 제일많았다. 5개 종목을 담은 ETF도 4개나 됐다.
각 종목 편입비율이 1%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펀드 자체를 흔들 정도의 영향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제가 된 종목 중 총 5개를 담은 ‘KODEX·TIGER·ACE 코스피’와 ‘KODEX 코스피TR’ 등 4개 상품의 지난달 24~28일 평균 손실률은 2.25%로, 이 기간 코스피 하락률(2.07%)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운용사들은 투자자 신뢰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무엇보다 대형 붕괴사고로 지난해 초 주가가 곤두박질친 HDC현대산업개발이나 횡령 사태로 주권매매 거래까지 중단된 오스템임플란트 때와 달리, 관련 종목이 8개나 된다는 점이 골칫거리다. 여러 펀드에 흩뿌려져 있고, 소시에떼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졌다는 사실 이외에 이렇다 할 공통점도 없는 터라 한 번에 들어내기도 곤란한 실정이다.
아직 금리인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하한가 사태까지 겹쳐 공모펀드 및 ETF 시장 전체 고통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세력을 손보기 위해 칼을 대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증시 악재가 튀어나올 여지도 충분하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4일부터 5일간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8조원 이상 증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의 경우 추종하는 지수 구성이 바뀌어야 해당 종목을 빼거나 비중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손을 쓸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당 종목들이 펀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진 않지만 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우려를 살 수 있다”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