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라덕연·키움증권 수사 급물살
2023.05.04 14:58
수정 : 2023.05.04 15: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투자컨설팅업체 H사 대표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금융감독원은 차익결제거래(CFD)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키움증권에 대한 전격 검사에 나섰다.
■검찰, 라덕연 사무실 압수수색
4일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 합동수사팀은 전날 저녁부터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에 있는 라 대표의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주식·금융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아울러 투자 수익금을 빼돌리는 데 조력한 것으로 알려진 지인 손모씨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지난 2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에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데 이어 라 대표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H사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수사팀은 라 대표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변 인물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이 통정거래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등 미등록 투자일임업 혐의 수사자료도 경찰에서 넘겨받았다.
라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투자자들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일임 행위의 불법성은 인정한다"면서도 "통정거래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로부터 주가조작과 폭락이 의심되는 시기 매수·매도 호가와 실제 체결 기록, 거래량 등 자료를 넘겨받았다. 수사팀은 거래소 자료를 바탕으로 통정거래를 통한 주가조작을 의심할 만한 근거가 있는지, 9개 종목 동시 폭락을 촉발한 요인이 무엇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주가 부양을 시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부터 최근 폭락까지 문제의 종목들을 중심으로 시장 흐름을 파악한 뒤 구체적인 시세조종 주체와 방식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 CFD 조사 착수
금융당국도 CFD 거래의 불법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키움증권에 대한 CFD 검사에 착수했다. 나머지 주요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키움증권의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 연루 여부 등을 검사할 방침이다. 2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CFD 잔액은 5181억 원으로 교보증권(6131억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다.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과 규정을 충실히 지키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김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다.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의 주가폭락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주식 140만 주(3.65%, 605억4300만원 규모)를 매도해 주가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 대표는 "김 회장은 상속을 앞두고 있어 주가 상승을 원하지 않는다"며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시장에 대거 물량을 던졌다. 전형적인 하락형 주가 조작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본 사람은 김 회장 외에는 아무도 없다"며 "김 회장이 불장난 하다가 산 하나를 태워먹은 꼴"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회장은 이번 사태와 무관함을 주장하며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시간외매매로 매도한 다우데이타 주식에 대한 거래명세서를 공개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