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도 매혹된 '데스노트', 뮤지컬계의 융합예술
2023.05.08 14:10
수정 : 2023.05.08 14: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동명의 일본만화를 무대로 옮긴 ‘데스노트’는 2015년 초연 때부터 홍광호의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와 김준수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가 한판 대결을 펼치며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그러다 2022년 오디컴퍼니가 발광다이오드(LED) 1380장을 활용한 새로운 한국 프로덕션을 선보이며 유례없는 흥행을 기록했고, 지난 1월 열린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4관왕에 오르며 작품성도 입증했다.
법과 정의에 대한 고민이 깊던 천재 학생 라이토(혹은 키라)는 어느 날 우연히 사신이 떨어뜨린 데스노트를 줍게 되고, 자신의 손으로 범죄자를 처단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로 꿈꾼다.
새 프로덕션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미디어아트를 방불케하는 무대 디자인이다. “고작 선과 면들로 구성한 무대인데 너무나 완벽” 등의 관객 반응에서 알 수 있듯, 경사진 바닥부터 벽면, 천장까지 3면 LED 무대로 뮤지컬 무대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기술과 융합한 공연예술의 본보기라 할만하다.
영화로도 확장된 IP의 특성에 맞게 최첨단 기술과 영상 기술을 적극 활용한 이 작품은 도쿄의 번화한 시부야 거리에서 사신이 있는 지옥과 같은 초현실적 공간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또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라이토와 엘, 경찰의 공간을 화면분할하듯 동시에 보여주는 다채로운 연출로 재미를 더한다.
2막 라이토와 엘의 테니스 시합 장면은 ‘놈의 마음 속으로' 넘버와 함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마치 카메라 앵글이 바뀌듯 무대 좌우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테니스를 치던 둘은 어느 순간 관객을 정면으로 주시한 채 경기를 이어가며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6일 공연에서 김준수는 예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박수를 이끌어냈고 뮤지컬업계서 차곡차곡 내공을 쌓은 고은성은탄탄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신뢰를 안겼다. 장지후의 능청스런 류크 연기는 때로 웃음을 자아냈으며 ‘렘’ 이영미는 매혹적인 목소리로 청객의 마음을 훔쳤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김준수는 앞서 한 인터뷰에서 '데스노트'에 대해 “예술에서 완벽이라는 말은 절대 쓸 수 없다. 다만 정말 잘 만든 뮤지컬"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6월 18일까지 샤롯데씨어터.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