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룰에 '학폭' 추가… 정치신인에 문턱 낮춘다

      2023.05.08 18:14   수정 : 2023.05.08 18:14기사원문
더불어민주당이 8일 내년 총선에 적용할 공천룰을 여당보다 먼저 확정했다. 총선에 민주당의 이름으로 도전할 예비 후보자들에게 미리 준비할 시간을 주고,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룰을 통해 수권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가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민주당은 이날 제1차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인 '공천 룰'을 상정해 과반수 찬성을 가결했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시스템 공천' 기조를 유지하면서 도덕성 기준을 보다 강화하고 후보자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등 한껏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최대한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한편으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악재로 불거진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등으로 실추된 당의 신뢰를 회복하고, 이반된 민심을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이개호 공천TF 단장은 이날 "지난 총선 당시 특별당규의 기본 골격을 이번에도 그대로 유지했다"며 "유지된 틀을 바탕으로 현행 당헌당규를 준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공천 TF를 통해 지난 2020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에서도 국민 50%, 당원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을 원칙으로 하는 공천 룰을 결정했다. 해당 특별당규는 당무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이틀에 걸친 권리당원 투표도 거쳤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어느때보다 강화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기준이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학교폭력'을 후보자 부적격 기준에 추가하고 국민생활과 직결된 파렴치 및 민생범죄, 성희롱·2차가해, 직장내 괴롭힘 등 갑질 행위, 학교폭력 등 4대 범죄에 한해 1차 부적격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최종 공천심사에서 10% 감산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4대범죄의 정도가 비교적 가볍더라도 최종 심사과정에서 고정적인 '패널티'를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최대한 근접시키겠다는 판단이다.

지난 총선 때는 출마를 위해 성평등 교육을 1시간 이상 이수해야 했으나 이번에는 성평등 교육을 포함, 총 16시간 이상의 당내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예비후보자 홍보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유권자들에게 미리 후보자에 대한 각종 신상 정보를 확대 제공키로 했다. 경선 불복이나 탈당, 징계 경력자의 경우 경선 시 해당 선거구 권리당원 선거인단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해 당심(黨心)의 높아진 검증과정을 거치게 하겠다는 심산이다.

청년 후보자가 있을 경우 청년 후보자를 포함한 경선을 원칙으로 규정하는 등 청치신인들의 도전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한다. 정치 신인 후보자의 경우 공천 심사 적합도 조사에서 2위 후보자보다 10% 이상 우위에 있으면 단수공천이 되도록 기준을 보다 완화키로 했다.

만약 2위 후보도 청년이라면 기존 기준과 마찬가지로 적합도 조사에서 20% 격차가 나야 단수 공천이 된다. 다만 현역 의원의 경우 해당 규칙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단장은 "신인 후보에 대한 우대 조치가 약해서 기성 정치인 위주로 경선이 치러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이번에 정치신인이 경선 무대에 나와서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으면서 충분히 홍보할 수 있고 권리당원에 알려나갈 수 있는 조치들을 보완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규정 미비로 인한 유권자들의 기회가 축소되지 않도록 만약 공직선거법이 개정될 경우 부칙에 따라 알뜰폰 사용자의 안심번호를 선거인단에 추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편 이번 공천 룰에 대한 투표과정에서 온라인상에서 일부 권리당원이 특별당규를 부결시켜야 한다고 집단행동을 한 바 있다. 실제로 중앙위원은 84.15%(370명)가 찬성했으나 권리당원은 61%(16만2226명)가 찬성하는데 그쳤다.
이에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반대 의사 표시를 하신 당원분들의 의사도 잘 존중해 공천이 진행되는 실무적인 과정에서 문제가 없도록 당에서 잘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act@fnnews.com 최아영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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