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에 정반대 행보...'칼바람' 인텔·'인재 채용' K반도체
2023.05.09 16:40
수정 : 2023.05.09 1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한파의 여파로 미국 인텔에 또 다시 '감원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채용과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등 다가올 업턴(시장 상승기)에 대비해 확고한 기술 리더십 확보라는 역발상 전략을 추진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5분기 연속 역성장' 인텔, 칼바람 또 불었다
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인텔이 지난해에 이어 직원들에 대한 추가 정리해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10월 영업·마케팅 부문을 포함한 수천명의 직원에 대한 인원 감축을 공식화한 바 있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수석분석가는 "대규모 인텔의 정리해고가 있을 것"이라면서 "인텔의 데이터센터그룹(DCG)과 소비자향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는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의 예산이 10% 삭감되면서 해당 부서 임직원의 20%가 정리해고 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같은 예상에 대해 인텔 관계자는 "특정 사업부문의 인원 감축을 포함한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다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하고자 미국 기반의 반도체 제조 등 자사의 핵심사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2020년 팻 겔싱어 CEO는 대부분의 제품을 인텔 내부에서 제조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비전인 '종합반도체기업(IDM) 2.0'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인텔은 △5세대(G) 모뎀 △옵테인 메모리 △서버구축 △비트코인 채굴용 칩 등 사업을 정리하는 등 과감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PC 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PC용 칩을 주력으로 하는 인텔이 반도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발표된 1·4분기(1~3월) 인텔의 매출은 117억달러(약 15조원)로 전년 동기(184억달러)와 비교하면 36%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1·4분기에 이어 5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영업 적자도 2분기 연속 유지됐다. 적자 폭은 지난해 4·4분기 6억6400만달러에서 27억6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로 5배 가까이 불어났다.
■업턴 대비하는 삼성·SK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등 인텔과 다른 행보에 나섰다. 우수인재 확보와 초격차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다가올 반등기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개채용 제도를 유지 중인 삼성은 지난 8일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필기전형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합격자를 발표했다. 삼성은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500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신입뿐 아니라 경력사원 채용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지난 2월 경력사원 채용공고에서 우대사항을 지난해 '학사학위 보유 시 경력 4년 이상(석사는 2년 이상), 또는 박사학위 보유자로 반도체 업무 경력 2년 이상'에서 '학사학위 취득 후 2년 이상 유관경력 보유자'로 대폭 완화했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올해 광주·대구·울산과기원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등 인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신입사원 채용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위기지만 투자를 지속해야 인재를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 "향후 반도체 업턴이 오면 초미세공정 경쟁이 심화하면서 숙련된 인력 확보가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