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아파트에 '순찰 로봇', 성수동에 '주차로봇'...로봇생활권 성큼

      2023.05.10 06:00   수정 : 2023.05.10 12: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내년부터 경기 과천의 대단지인 래미안 슈르 아파트 단지(3143세대)엔 인공지능(AI)자율주행 로봇이 순찰을 돈다. 어린이 놀이터 경계근무를 비롯해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지도, 주·정차 단속, 화재 감시 등이 '순찰로봇'의 역할이다. 역시, 내년부터, 서울 성수동과 서울 서남부권 등지에선 로봇이 주차와 전기차 충전을 담당하고, 근무처까지 택배를 가져다주는 '사무로봇'이 등장할 전망이다.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 경제'가 일상 속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놀이터 경계근무·주차 단속' 순찰로봇 가동

9일 HL그룹에 따르면 전기차·자율주행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HL만도와 부동산관리 서비스 전문기업인 AJ대원은 '아파트 관리 AI순찰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HL만도가 가진 자율주행 기술과 AJ대원의 아파트 관리 노하우를 접목시켜보자는 취지다. 정식 서비스 지역과 시기도 정했다. 48개 동, 3143세대로 구성된 과천의 대단지 아파트인 래미안 슈르에서 내년부터 순찰 로봇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HL만도 최성호 부사장은 "AJ대원과의 협업을 통해 일반에 실질적인 자율 주행 로봇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AJ대원 김홍철 대표이사는 "아파트 관리 역시 노동 집약적 업무에서 IT기반의 업무로 전환되는 시대가 도래 했다"며, "로봇 기술이 아파트 관리 업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아파트 관리, 경비 인력 운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대차그룹도 오피스 지역을 활보할 사무용 로봇 개발을 위해 국내 대체투자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배송 로봇 △무인 주차 로봇 △안내·접객 로봇 △전기차 충전 로봇 △퍼스널 모빌리티 △무인 택배 시스템 등을 총망라한
이른바 '로봇 친화형 빌딩'을 사업화해보겠다는 것이다. 전기차로 충전하면 로봇이 주차와 충전을 담당하고, 로봇이 배송해주는 모닝 커피를 마시고, 업무를 시작한다는 콘셉트다. 2024년 1·4분기 준공 예정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스마트오피스 빌딩 '팩토리얼 성수'에서 양사간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탄생한 로봇 친화형 빌딩이 첫 선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실증을 통해 이용자 관점에서, 로봇 서비스 표준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의료용 착용로봇도 테스트 중이다. 계열사 현대위아는 자율주행 물류로봇 상용화에 나섰다. 오는 2024년부터 현대차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과 현대모비스 미국공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기술의 진보, 노동시장 충격 불가피
자율주행 기술은 로봇과 교집합을 이룬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 센서, 3D카메라 등은 로봇의 '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율주행차 기술을 보유한 HL그룹, 현대차그룹이 로봇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5조5000억원인 국내 로봇 시장은 2025년 약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소위 '식당 이모님'을 대신할 서빙로봇 시장도 3000억원 규모로 추정(2023년)된다. 서빙로봇 렌탈시장 1위인 롯데렌탈은 서빙 로봇, 바리스타로봇, 테이블 키오스크 로봇 등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와 창업 준비 고객, 케이터링·프렌차이즈 기업이 주요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서비스 로봇에 의한 사고에 대응하는 보험상품까지 등장했다. 비용과 효율을 놓고, 창업자들의 주판알을 튕기기도 분주해 지고 있다.

서빙로봇, 순찰로봇 등 생활용 로봇의 확대 여부는 기술적인 측면 외에 경제성이 핵심 변수다. 로봇 기술의 고도화, 대량생산 체제 구축에 달린 문제다.
아직까지는 로봇 이용요금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상황이다. 인건비가 상승곡선을 타는 반면, 로봇의 생산단가는 하향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
기술의 진보와 함께 사람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격렬한 충격이 함께 오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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