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전쟁에 끌려갔나?” 초라한 러시아 전승절, 전차 달랑 1대

      2023.05.10 13:18   수정 : 2023.05.10 13: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군대의 인적·물적 피해가 극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중심 붉은광장에서 진행된 전승절 기념식의 규모가 지난해보다 상당히 축소된 점에 이목이 쏠린다. 이날 열병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을 지나간 전차는 달랑 1대였으며, 이날 동원된 군용기 역시 단 한 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는 매년 전승절 기념식 때마다 화려한 현대식 전차를 자랑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서 등장한 전차는 80년 지난 T-34 한 대 뿐이었다. 심지어 군용기는 단 한 대도 등장하지 않았다.


푸틴 정권은 전승절 기념식을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 결속을 강화하는 행사로 활용해 왔다. 특히 열병식에서는 최신 미사일과 탱크 등을 선보이며 러시아의 군사력을 과시했으나 올해는 양상이 달랐다.

러시아 서부와 크림반도 등지에서는 전승절 기념 열병식 자체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러한 조치는 폭발과 드론 공격이 잇따르는 위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민들이 전사한 참전 용사들의 영정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불멸의 연대’ 행진도 올해는 진행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푸틴 대통령은 10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우리의 조국을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이 자행됐다”고 발언했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생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칭해왔으나, 이날 푸틴 대통령이 양국간의 전쟁을 ‘실제 전쟁’으로 처음 규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의 적들은 우리의 붕괴를 바란다”며 “그들은 우리나라를 파괴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국제 테러리즘을 물리쳤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돈바스 국민을 지키고, 우리의 안보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문명이 결정적인 전환점에 섰다.
지구상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우리도 평화와 자유, 안정의 미래를 바란다”면서 “어떤 우월적 사상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