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 하락에 발목잡힌 상사업계… 1분기 성적표 엇갈려
2023.05.10 05:00
수정 : 2023.05.10 20:53기사원문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초부터 호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에너지 부문에서 발전량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냈고, 철강과 식량제품 모두 판매량이 늘었다"며 "포항제철소 정상화로 철강원료 공급량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글로벌 철강가격이 상승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미국 철강 가격은 지난 2월에만 전월 대비 4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반면 LX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이익은 감소했다. LX인터내셔널의 올해 1·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2%가 줄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 역시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9% 감소한 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일부 종합상사들의 실적이 감소한 배경에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자원 시황 하락이 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상사업계는 자원 트레이딩 마진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다만 올해부터 자원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의 경우 작년 일평균 배럴당 96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던 것이 올해는 80달러 부근까지 내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4분기 석유나 석탄 등 원자재·자원 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업계가 최대 실적을 거뒀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역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은 물류기업 LX판토스를 자회사로 갖고 있어 해운운임 하락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000을 넘었지만 현재 1000선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호황 기조가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과 함께 환율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소비가 감소하면 트레이딩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
업계는 트레이딩 사업 외에도 다양한 신사업을 본격화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수익성 여건이 지난해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향후 수익성 확보를 위해 트레이딩 사업 외에도 친환경, 배터리 소재, 식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올해 2억달러를 투입해 인도네시아 팜유 정제사업진출에 진출했고, 천연가스 해상광구 탐사권을 획득했다. 앞서 호주 세넥스 에너지의 지분 50.1% 인수한데 이어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시너지와 친환경사업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한국유리공업을, 지난해에는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내 다수의 니켈 광산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신소재 생분해 플라스틱(PBAT)에도 36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미국 태양광 개발사업에서 지난해 매각이익 4800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매각이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에 지분을 투자해 해외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청정수소 분야에서는 국내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수익성 여건이 지난해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