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빨간불에도 멈추지 않았다" 8살 초등생 스쿨존서 시내버스에 깔려 숨져

      2023.05.11 05:15   수정 : 2023.05.11 09: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 수원시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시내버스에 초등학생이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시내버스 운전자 50대 A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이날 낮 12시 30분께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에서 시내버스를 몰고 우회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B(8)군을 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버스에 깔린 직후 "아프다"라고 작은 소리로 말한 뒤 의식을 잃었고 이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A씨가 교차로 구간에서 신호를 어기고 우회전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우회전 신호등이 별도로 설치돼 있었으며, B군이 길을 건널 당시에는 보행자 신호에 파란불이, 우회전 신호등은 빨간불이 각각 들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소리를 치자 A씨는 사고가 난 사실을 알아차리고 차량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신호가 바뀐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사고인 점을 고려,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특가법 5조의 13을 적용했다.

이 법률은 스쿨존 내에서 안전 의무를 위반해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스쿨존 내에서는 전방 주시 등 안전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A씨가 이를 소홀히 한 것 같다"며 "A씨에 대한 음주측정 결과 음주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경찰은 시내버스에서 블랙박스를 확보해 영상을 분석하는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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