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계, 실적 회복 궤도 올라탔다...'낙수효과' 기대

      2023.05.11 17:09   수정 : 2023.05.11 17: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 부품사들이 올해 1·4분기들어 본격적으로 실적 회복 궤도에 올라섰다. 최근 완성차 업계가 실적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시차를 두고 부품사들이 '낙수효과'를 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가격경쟁에 돌입한 글로벌 전기차 업계가 부품사에 대한 원가절감 압박을 높일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열관리시스템(공조)시장 세계 2위인 한온시스템은 11일 올해 1·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이 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7%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조3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8.2% 증가했다. 순이익은 103.1% 늘어난 452억원이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부품업계의 연쇄타격이 컸던 지난해 기저효과에 전동화 부품 등의 수주 증가로 큰 폭의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분기 전세계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인도량(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포함)은 30%가량 증가했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히트펌프시스템과 냉각수밸브어셈블리 등을 생산하고 있어 성장성에 기대감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한온시스템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9조원 돌파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여타 경쟁사 대비 폭스바겐, BMW, 벤츠 등 독일 완성차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HL만도는 지난 1·4분기 전년 대비 18.3% 증가한 1조99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7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아직은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반도체 공급난, 물류비 급증 등 악재가 걷혀가면서 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북미 전기차 업체에 부품 공급을 확대하면서 관련 매출(4622억원)이 1년 새 27% 급증했다. 현대차·기아에 대한 매출 비중(50.2%)을 낮춰가면서 거래처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모비스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비 8.1% 증가한 4181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모델을 확대하고 있어 전동화 관련 부품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해외 수주액도 확대되고 있어, 현대차 의존도를 낮춰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46억5000만 달러(약 5조7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된 액수다.

다만, 영업이익률 제고는 해소해야 할 과제다. 외형적 성장에도 이들 부품사들의 영업이익률이 2~3%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4분기 영업이익률이 9.5%, 기아가 12.1%다. 문제는 테슬라를 필두로 글로벌 전기차 업계가 가격 경쟁에 돌입하면서, 부품사들에 대한 압박이 커져갈 것이란 점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비 자체는 하향 추세이지만 원가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고, 2·3차 협력사들의 단가 인상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며 "북미 전기차 업체와 중국 내 주요 완성차들이 급격히 가격을 내리고 있어 단가 인하 압력은 올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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