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미 에콰도르와 FTA 체결...美 '턱 밑'서 영향력 확대

      2023.05.11 18:32   수정 : 2023.05.11 18:32기사원문
에콰도르 생산부가 10일(현지시간)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23.05.10/뉴스1(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중국이 남미 국가 에콰도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미국의 '턱 밑'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파이낸션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일 훌리오 호세 프라도 생산부 장관은 중국과의 FTA 체결식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문서에 서명했다.



그는 이번 FTA 협정이 "에콰도르를 아시아의 지도 위에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왕 부장도 "이번 협정은 협력을 확대할 기회"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콰도르 무역부에 따르면 이번 협정으로 에콰도르의 비석유 수출은 향후 10년간 30억~40억달러(약 3조9855억~5조 314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에콰도르의 최대 비석유 무역 파트너로 꼽힌다.

FT는 양국의 이번 협정이 라틴 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고 있는 미국을 당혹스럽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와 FTA를 체결한 바 있다.

에콰도르 국회의 비준을 거쳐야 하는 이번 협정은 특히 새우와 바나나, 절화, 코코아, 커피 등 농산물·공산품의 약 99%를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특혜를 제공한다. 다만 현지 제조업 보호 차원에서 약 800개 제품은 협정에서 제외된다.

다만 이번 FTA는 에콰도르 야당 주도의 의회에서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에콰도르 의회는 횡령 혐의로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가도록 요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의회는 라소 대통령의 혐의를 둘러싼 변론을 진행한 후 이달 말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중국은 미국에 비판적이던 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전 대통령(2007~2017년 재임) 시절부터 에콰도르의 가장 중요한 금융 파트너가 됐다.

중국-중남미 금융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중국 국영 은행 두 곳의 대출금은 총 약 180억 달러에 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채 부담으로 인해 중국이 에콰도르에 더 많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에콰도르는 오는 2025년까지 14억달러(약1조8600억원)의 구제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들과의 채무 구조조정 협상을 타결했다.

양국 무역 관계도 깊어졌다. 키토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120억달러(약 15조9420억원)로 추산됐으며, 대(對)중국 수출액은 2021년보다 58% 증가한 57억달러(약 7조5724억원)로 집계됐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64억달러(약 8조5024억원)로 평가됐다.

라소 대통령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FTA 체결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에콰도르 담당 리사 그라이스-타고우는 "라소 정부는 지속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서로 견제하려 하고 있으며, 미국은 라소 정부를 지원하려는 강한 열망이 있지만 무역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는 분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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