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구속은 잘 나오는데' 이의리, 김기훈이 수상하다 … 제구가 전혀 안된다

      2023.05.13 11:20   수정 : 2023.05.13 12: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잠실, 전상일 기자】이의리(21)와 김기훈(23)은 광주가 자랑하는 특급 왼손 유망주들이다.

광주에서 이만한 재능을 지닌 좌완 투수들이 또 언제 나올지 알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큼 야구를 잘했던 선수들이기도 하다. 두 명 모두 전국대회를 재패했고, MVP를 차지했으며, 150km를 던질 수 있고, 논란 없이 압도적으로 1차지명을 획득한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기훈은 '야구인의 밤'에 올해의 투수상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2023시즌 선발과 구원 자리에서 맹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두 명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제구 부문에서 그렇다. 5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원정경기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이의리는 올 시즌 대부분 경기에서 고전하고 있다. 4회까지 투구수가 100개가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포심의 구위는 정말 좋다.

최고 구속 152km에 올 시즌 평균 146km의 포심은 국내 좌완 중 1등이다. 실제로 2회에는 변화구를 섞지 않고 포심만으로도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로하스, 장승현, 이유찬이 모두 포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하지만 3회에는 또 다시 안 좋아졌다. 이의리의 가장 큰 아쉬움은 변화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가 모두 제구가 되지 않고 있다. 완급조절이 전혀 되지 않았고, 힘으로만 밀어붙히는 피칭이 계속되었다. 이따금 한 개씩 스트라이크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꽂히는 공은 거의 다 직구였다.



그러다 보니 두산 타자들은 변화구를 아예 버리고 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변화구를 버리고 오직 직구 하나만 노리고 들어가기 시작했고, 힘이 떨어진 이의리의 포심이 점차 맞아나가기 시작했다.

이의리는 3회까지 투구수가 80개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공을 던졌다. 4회를 마친 상황에서 투구수는 100개를 넘었다. 이의리는 4이닝 5피안타 3사사구 2실점 101개의 투구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임기영에게 넘겼다.



김기훈도 마찬가지였다. 김기훈은 어제 경기 피안타와 2개의 사사구로 1사만루를 허용한 뒤에 이유찬에게 3타점 홈런성 싹쓸이 3루타를 맞고 3실점했다. 사실상 백기를 드는 쐐기 점수를 허무하게 허용했다. 김기훈은 올 시즌 15이닝을 던졌는데 볼넷이 16개다. 1이닝당 1개가 넘는다. 좋은 구원 투수라고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어제 경기에서 이의리, 김기훈 모두 변화구가 대부분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지 않았다. 변화구는 삼진을 각오하고 전부 버리고 오직 직구 하나만 노려치는 두산의 단순한 전략에 걸려들었다. 이의리는 워낙 구위가 좋았기 때문에 인플레이 타구를 최대한 억제할 수 있었다는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이의리는 올 시즌 평균 이닝이 4.2이닝에 불과하다.



이정도 이닝이라면 사실상 선발 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무조건 최소 2명 이상의 투수가 뒤에서 대기해야한다는 것이기때문이다.

두 명은 원래 제구가 안 좋았던 투수들이 아니다. 워낙 주축이다보니 빼기도 쉽지 않다.
현재 팀 상황에서 이의리와 김기훈을 제외하는 결정은 너무 큰 모험이다. 함부로 투구폼을 건드릴 수 있는 급의 선수들도 아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해답을 찾기 힘든 난이도 높은 질문에 기아 팬들의 마음도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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