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만나려면 굶어죽으라" 케냐 '집단아사' 사이비 종교 사망자 200명 넘어
2023.05.14 11:41
수정 : 2023.05.14 20:51기사원문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케냐 동남부 해안 도시 말린디에 있는 약 3㎢ 규모의 숲에서 이날 22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지금까지 사망자는 201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어린이 시신이 많으며 대부분 시신은 '기쁜소식 국제교회'의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50)의 신도들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국은 신도들이 금식 기도를 하다 아사한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 일대 수십 개 무덤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생존자 구조 및 시신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고된 실종자는 610명에 달해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AP통신은 "생존자 일부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구조됐다"고 전했다.
지역 행정관은 교주의 명령을 어기고 금식을 깨거나 숲을 이탈하려는 신도가 살아서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던 '집행자' 등 26명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앞서 현지 법원은 지난 10일 이번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위해 맥켄지의 구금 기간을 3주 더 연장했다.
맥켄지 교주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선 굶어야 한다"는 교리로 신도들을 세뇌시켜 사망하게 하고 숨진 시신들의 장기를 적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 소속 병리학자는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어린이 등 금식을 못 하는 일부는 목이 졸리거나 구타 혹은 질식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일부 시신에서는 장기 적출 흔적도 발견됐다.
현지에서는 과거 범죄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의 맥켄지가 수년간 어떻게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케냐 정부는 이번 사건을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생존자 수색 및 추가 시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인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현지 교회들과 이단에 대한 규제 노력을 약속하고 '샤카홀라 숲 대학살'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