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짜내 1군 올려보내야” 박계범 준비시킨 두산 퓨처스, KIA전 3연승을 만들었다

      2023.05.14 22:30   수정 : 2023.05.14 22: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이천, 전상일 기자] 2군은 1군을 위해 존재한다. 빛이 나지 않지만,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선수들의 멘탈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1군에 균열이 생겼을 때 올려보내며 팀 분위기를 바꾼다.



사실, 두산의 2군은 현재 전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내야수가 선수가 부족해 외야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투수는 더하다. “솔직히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경기를 하기가 싫더라”라고 말할 정도로 작년에는투수진이 붕괴된 상황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쓸 수 있는 모든 전력은 1군에 올라가 있고, 부상 선수는 제외하고, 신인급 선수는 성급하게 투입하지 않는 구단의 방침을 지키보다니 쓸 선수가 없다.



그 와중에도 두산의 2군은 쏠쏠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작은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개막전 직후 2군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이정훈 감독의 혹독한 멘탈 트레이닝을 거쳤다. 기술적으로는 건드린 것이 없다. 오직 가서 과감하게 승부하라는 메시지만 전달했다. “또 내려오면 그때는 각오해” 라는 단단한 마음을 주입시키고 1군으로 올려보냈다. 이후 이병헌은 짧은 이닝이지만, 두산 베어스의 스윙맨으로 자리잡았다.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최승용이 선발로 들어간 이상 대안은 이병헌 뿐이다.

최근에는 박계범이 쏠쏠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두산은 롯데와의 3연전에서 수비가 흔들리면서 고전했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강승호가 2개의 수비 실책을 범하며 이런 부분이 더욱 도드라졌다. 이유찬은 수비 부담 때문에 방망이가 멘도사 라인으로 전락했다.



이승엽 감독은 특단의 조치로 박계범을 유격수로, 이유찬을 2루수로 돌리며 공수를 강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는 대성공이었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살아났다. 이번 3연전의 최대 성과가 유계범-2유찬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박계범이 유격수를 맡아주면서 수비 부담을 덜어낸 이유찬의 타격이 살아나고 있다. 이유찬은 5월 12일 기아와의 첫 경기에서 2개의 안타, 특히 3타점 쐐기 3타루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김기훈에게 때린 타구는 타 구장이었으면 전부 홈런이 되었을만한 큼지막한 타구였다.

5월 14일 경기는 아예 박계범과 이유찬의 투맨쇼였다. 박계범은 2번타자로 나서 양현종을 상대로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유찬도 9번 타순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사실, 박계범은 2군에서 동기부여를 갖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신인급이 아니기때문이다.

거기에 1군에 김재호, 안재석, 이유찬까지 무려 3명의 유격수가 있는 상황에서 언제 1군에 올라갈지 기약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언제 펑크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선수를 기용하며 선수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시키는 것이 2군의 역할이다.

혹시나 그것이 잘못되면 매너리즘 속에 그대로 유니폼을 벗는 선수도 허다하다. 잘못된 길로 빠지는 선수도 있다. 통닭이든 아니면 맥주든 아니면 호통이든 어떻게든 선수의 상태를 전투 가능 상태로 유지해놓아야 한다.



사실 현재 두산 2군은 1군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가 극히 한정적이다. 야수 중에서는 김민혁, 박계범, 전민재 정도뿐이었고, 그들은 모두 1군 무대를 밟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2군은 강하지는 못하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쥐어짜서 1군에 올려보내고 또 올려보내고 있다. 이번 기아전 3연승은 두산 2군의 공도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있다.
2군과 1군의 연계가 장기레이스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3연전이라고 할 수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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