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환 "리딩부터 어려웠던 '종이달'…'쓰레기 남편' 욕 많더라" ①
2023.05.15 11:57
수정 : 2023.05.15 11:57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공정환이 '종이달'에서 분노 유발 남편으로 활약한 소감을 밝혔다.
공정환은 1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ENA 월화드라마 '종이달'(극본 노윤수/연출 유종선 정원희)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종이달'은 숨 막히는 일상을 살던 여자 유이화(김서형 분)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공정환은 '종이달'에서 명예와 사회적 성공이 인생의 목표인 유이화의 남편 최기현 역을 맡았다. 그는 자격지심과 열등감이 많은 인물로, 아내 유이화를 시녀 취급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날 공정환은 "촬영은 지난해 12월 말에 끝났는데 드라마는 지난주에 방송이 끝났다"며 "5주동안 욕을 신나게 먹어서 재밌게 잘 지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는 "제 입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쓰레기'라는 욕이 많더라"며 "유종선 감독님이 마지막에는 '욕 잘하는 가제트 남편'이라는 반응을 전해줬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실제 아내의 반응에 대해서는 "'못 되게 잘 했다'고 하더라"며 "제가 연기를 잘 못해서 아내가 제 연기를 잘 못 본다, 제게 칭찬을 잘 안 한다"고 털어놨다.
공정환은 이어 원작을 봤냐는 질문에 "영화나 드라마는 안 보고 소설을 읽었다"며 "드라마, 영화를 보게 되면 많이 차용할 것 같아서 원작을 읽어봤는데 실제로 원작에서 남편은 비중이 적은 역할이더라, 최기현이란 인물처럼 많은 게 설정이 돼있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원작 보고 대본 봤을 때는 어떤 식으로 갈지 고민 많이 했다"며 "최기현 자체가 연기는 그랬지만 대본상으로 보면 스테레오타입의 인물로 보일 수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공정환은 대본 리딩부터 어려웠던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저는 연기를 시트콤으로 시작해서 코미디가 조금 더 낫다"며 "최기현의 말투는 실제 생활에서 그런 말을 안 쓰지 않나, 대본상에서는 그런 (나쁜) 말을 아내에게 다 쓰면서 다 존댓말로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게 너무 힘들어서 감독님과 어미나 조사 이런 걸 편하게 고치고 해야겠다 했다"며 "김서형 선배님과 감정이 부딪치는 와중에 그렇게 존댓말로 하니까 우스워지더라, 그런 걸 고쳐가다 보니까 조금은 편해졌다, 처음엔 힘들어서 대본 리딩할 때 힘들었다"고 전했다.
공정환이 생각하는 유이화에 대한 최기현의 감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공정환은 "이화에 대한 기현의 감정은 '좀 덜 자란 아이'라고 생각했다"며 "기현은 이화에게 엄마 같은 역할을 원하고 바랐다, 우리가 엄마를 사랑하지만 말을 예쁘게 하진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화 또한 기현의 모든 걸 다 알지만 다 맞춰주는,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해줬던 것"이라며 "기현은 중2 아들 정도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이화에 대한 감정에 대해서는 "나름대로는 엄청 사랑한 것"이라며 "마지막회에서 지문에 기현이 운다고 돼있진 않았는데 우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짧은 회차 안에서 기현이 이화에 대해 느낀 감정을 보여주려면 그런 선택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더라"고 밝혔다.
또한 최기현의 남달랐던 열등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공정환은 "이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밥 먹고 침실로 올라가서 장소만 다른데 이화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며 "그게 줄줄이 연결돼 있어서 이걸 어떻게 하나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상에는 이런 것들이 연결돼 있는 것들이 너무 힘들었다"며 "그래서 그것들을 차별을 두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이화는 감정을 유지하는데 기현은 그걸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라 너무 힘들더라, 그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공정환은 "그런 과정이 재밌었고 많은 대사량과 감정의 디테일을 연기를 할 때의 그 재미가 참 좋았고 만족감이 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욕만 많이 먹어도 좋을 거라 생각했었다"며 "워낙 많은 드라마가 나오는 가운데 금방 시선이 집중됐다가 사라지는 와중에 5주동안 보기 불편한 내용의 힘든 얘기일텐데도 욕 시원하게 하셔서 다행이다 싶더라"고 웃었다. 또한 그는 악역을 많이 연기해왔던 필모그래피에 대해 "아쉽지만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연기를 해보면서 바꿀 수 있으면 제일 좋다고 생각해서 들어오는 역할에 대해 거절하진 않는다"며 "충분히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하고 있다, 조연배우들은 어찌보면 능력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해서 연기를 하면서 바꾸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