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표정 숨기고 싶어", "출퇴근때 불안해", 여전히 '1일 1마스크' 하는 사람들
2023.05.16 14:48
수정 : 2023.05.16 14:48기사원문
정부의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으로 사실상 마스크 없는 사회로 들어서게 됐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해 시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 때문인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반갑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동안 단계적으로 마스크 해제가 이뤄져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도 익숙하다는 분위기였다.
다만 마스크 미착용에 불안감도 여전했다. 출퇴근길 대중교통에선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식당 등 자영업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청년들이나 택시기사, 병원 등 서비스업 종사자들도 당분간은 마스크를 착용하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제 눈치 보지 않고 마스크 벗고 다녀"
16일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은 정부의 공식적인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에 대해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상황과 이에 따른 마스크 착용이라는 구속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반겼다.
직장인 최모씨(33)는 "확실히 코로나19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답답함이 풀리는 느낌"이라며 "지난번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부터 마스크를 잘 안 썼지만 눈치가 보였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눈치 보지 않고 (마스크를) 벗고 다닌다. 회사에서도 대부분 실내에서는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남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씨(41)는 "실내 마스크 해제 이후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는다. 그래도 주변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과 미팅을 하게 되면 어색하기도 했는데 (마스크) 완전 해제 조치가 되니 그런 어색함도 없어질 거 같다"며 "혹시 필요할 수 있으니 직장 (개인) 자리에 마스크 몇장 두기는 했다"고 언급했다.
시민들은 다가오는 여름 무더위를 생각하며 마스크 완전 해제를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상청 자료를 종합하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으면서 폭염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를 비롯해 4년 만의 엘니뇨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면서다.
이에 직장인 김모씨(27)는 "공식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고 날씨가 더워져 마스크 안 쓸 생각"이라고 했다.
대학생 박모씨(24)도 "평소 더위 많이 타고 갑갑함을 느끼는 체질이라서 실내 마스크 풀리고 난 이후에는 마스크 잘 안 썼다"면서 "(그동안) 강의실이나 대중교통에서 절반은 마스크 쓰고 나머지 절반은 안 써서 눈치가 보였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28)는 "마스크 착용 규제가 없어진 점은 대환영"이라며 "더워지고 있는데 마스크를 쓸 생각을 하니 답답했다. 이제 일상회복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필요할 때만 알아서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 마스크가 불편하지 않다"
여전히 매일 마스크를 쓰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씨(44)는 "매일 아침과 저녁 각각 2시간씩 버스를 타고 출퇴근 하는데 언제든 감염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꼭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을 보면 10명 중 8명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 대부분 비슷한 생각(코로나19 감염 우려)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직장인 김모씨(42)는 "아직은 사람 많은 곳이나 직장 내 회의시간 등 밀접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쓰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A씨는 마스크 착용 질문에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며 "무엇보다 업무 중 불편한 표정을 숨길 수 있을 때 좋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다른 질병 등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효과적인 만큼 당분간 마스크를 쓰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마스크를 끼고 출근하던 최모씨(29)는 "환절기 감기가 걱정되기도 하고 미세먼지 (나쁨) 예보도 계속되고 있어 마스크를 썼다"면서 "습관적으로 착용한 측면도 있지만 마스크가 코로나19는 물론이고 다른 질병, 미세먼지 등에 효과가 있으니 앞으로도 착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직업이나 처한 상황 때문에 마스크가 필수가 된 시민들도 있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장모씨(27)도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이 이뤄졌지만 한동안 마스크 착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장씨는 "환자 진료 접수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말 많이 하는 직업이라 감염 위험은 신경쓰인다"며 "엔데믹이어도 병원에서는 마스크 의무다. 3년 넘게 하루 절반 이상 마스크 착용하니 생활이 돼서 대중교통에서도 대부분 쓰고 다닌다"고 전했다.
대학원생 이모씨(29)는 "아직 기침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불안감을 전달했다. 그는 "택시를 타니 기사님께서 마스크 쓰고 있고 다른 서비스직 직원도 마스크 쓰고 있다. 그들에게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라며 "이럴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든 다. 곧 여름이라 마스크 벗는 것은 환영이지만 언제라도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공중 위생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노유정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