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블라디보스토크항 내준 푸틴… 마크롱 "속국된 꼴"

      2023.05.16 17:51   수정 : 2023.05.16 18: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서울=윤재준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중국에 165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국제 사회의 압박 속에서 자국의 편에 서준 중국에 대한 선물 성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청나라 때까지 중국 지린성 땅이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는 동북 지역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통해 남방으로 운송하는 바닷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바다가 없는 지린성과 헤이룽장은 그동안 물자를 남방으로 운송하기 위해 다롄 등 랴오닝성의 항구를 이용했으나 거리가 1000㎞에 달해 운송비 부담이 컸다.
중국 동북지역은 에너지, 원자재, 상업용 곡물의 생산 및 비축기지로 인식된다. 하지만 수송능력의 한계로 남쪽으로 물자 반출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관찰자망은 "지역 경제 발전을 제한하는 주요 병목 현상 중 하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원의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블라디보스토크항은 러시아 접경인 헤이룽장성 수이펀허나 지린성 훈춘 통상구에서 200㎞ 이내 거리에 있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과거 청나라 때까지 지린성에 속했던 블라디보스토크는 1860년 중국과 러시아 간 국경을 정한 베이징 조약에 따라 러시아에 편입됐다.

이로 인해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은 지금까지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내륙 화물 교역항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중국은 대안으로 과거 북한의 나진항을 자국 동북지역의 해상 출구로 삼으려고 했다. 2000년대 '차항출해'(외국 항구를 빌려 바다로 진출한다는 의미) 전략에 따라 나진항과 청진항 부두의 30∼50년 장기 사용권을 확보했으며, 북한과 공동으로 나진항을 중계 무역항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또 2010년 시범적으로 나진항을 통해 동북의 석탄을 상하이로 운송한 데 이어 2015년부터 식량과 목재 등을 남방으로 운송하는 데도 이 해상 항로를 이용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그에 따른 유엔 제재 강화로 북중 경제 협력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북중 국경까지 폐쇄되면서 나진항 사용이 중단됐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지린성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해외 중계항으로 추가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관련 국가 간의 상호 이익 및 상생 협력 모델"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올해 3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대만과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공조를 약속하고 에너지 협력을 강화키로 하는 등 끈끈한 연대를 과시했다.

한편 러시아는 중국의 속국이 됐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에 발끈하고 나섰다.

15일 AFP통신 등 외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중러 관계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이며 의존과는 무관하다며 마크롱의 발언을 일축했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중국과의 관계는 전략적, 특별한 동반자 관계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는 누군가의 의존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마크롱의 발언에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이것은 상호 이익과 '국제 문제에 대한 세계관의 접근과 관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4일 프랑스 일간지인 로피니옹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립된 러시아가 사실상 중국에 종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촉발시키면서 러시아는 이미 지정학적으로 패배했다며 "러시아가 사실상 중국과 관련해 굴종하는 형태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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