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궈진 200t 합금강에 공장 후끈…신한울 주기기 제작 돌입
2023.05.16 11:00
수정 : 2023.05.16 17:56기사원문
원자력 공장 작업장(bay) 바닥에는 조립을 기다리는 거대한 주기기 부품들이 띄엄띄엄 도열해 있었다. 완성시 무게 533t, 높이 14.8m, 직경 5.5m에 이르는 원자로의 용기를 덮는 '원자로 헤드' 등 일부 부품들은 대형 물탱크의 크기를 능가했다.
■신한울 3·4호기 제작, 창원 공장활기
지난 15일 방문한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 여의도 1.5배에 달하는 이곳은 국가 기간 산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초대형 플랜트 설비를 제작하고 있다. 주요 시설로 원자력 공장뿐 아니라, 주조·단조공장, 터빈·발전기 공장, 풍력 공장 등이 있다.
이날 단조 공장에서는 시뻘겋게 달궈진 200t의 합금강이 대형 크레인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1만7000t 규모의 프레스로 압축하는 작업을 시작하자 부스러기에 붙은 작은 불씨들이 아래로 떨어지며 주변 공기를 후끈하게 데웠다. 원자력 발전소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에 사용될 금속 소재를 튼튼하고 강하게 단련하는 과정이다. 이날 '신한울 3·4호 주기기 제작 착수식'을 열며 다시 활기를 띤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은 대형 원전 뿐 아니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선점을 위해서도 준비 중이다.
이동현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원자력공장장은 "이제까지는 대형 원자력 발전소용 주기기를 제작했는데 최근에는 SMR을 위해 총 5개의 작업장 중 2개를 할당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4월 뉴스케일파워와 SMR 제작 착수 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말부터 원자로 제작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터빈 선두 설 것"
두산에너빌리티는 터빈 기술 국산화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9년 세계 5번째로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확보해 현재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시운전 중이다.
가스터빈 공장에 들어서자 은색 날개가 다닥다닥 붙은 '로터'가 눈에 띄었다. 로터는 회전에너지를 발전기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축에 회전익과 고정익 블레이드(회전날개)를 천여개 부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장기간 고온의 환경에서 빠르게 회전하면서 설비가 취약해는 걸 방지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상언 파워서비스BG GT 센터 상무는 "국내서 사용되는 159개의 발전용 가스 터빈이 전부 외국산이라 국내 발전사에서도 국산화 수요가 높았다"며 "2020년부터 국책과제로 수소터빈용 연소기 개발을 진행 중인 만큼 수소터빈 분야에서 선두에 서고 싶다"고 전했다.
yon@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