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필요한 건 '정수기'가 아닌 '정수시설'"...우크라 재건 세일즈 현장

      2023.05.17 14:29   수정 : 2023.05.17 14: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은 17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의 지원과 동참을 요청하며 "한국처럼 강한 나라로 재건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비리덴코 부총리는 이날 서울 삼성동 한국무역협회에서 개최된 한·우크라이나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전쟁 중임에도 올해 이미 전후 복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작업은 지금 이 순간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을 직접 방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기 등 각종 물자에 대한 지원 요청과 더불어 최근 각국을 돌며 재건 프로젝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최대 7500억 달러(약 964조1000억원)까지 추정되는 재건 사업 기회를 지렛대 삼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책을 확보해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건설 현장'을 향한 유럽 각국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번 한·우크라이나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국내 100여개 기업들이 참석해 '제2의 마셜플랜'(2차 세계대전 후 유럽 부흥 계획)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국내 기업 관계자들은 "전력망 복구 계획이 있느냐" "건설 사업에 대한 개별 설명을 듣고 싶다"는 등 높은 관심을 내보였다. 한 중소기업 참석자가 "휴대용 정수기 지원에 대해 의향이 있다"고 언급하자 로스티슬라브 슈르마 대통령실 차장은 "우리가 필요한 것은 정수기가 아니라 정수(수도)시설"이라고 밝혀, 우크라이나가 희망하는 복구 사업의 수준이 단순 지원책 보다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슈르마 대통령실 차장은 철강, 전력, 전기차, 조선, 해운, 도로, 항만, 공항 등의 복구사업을 언급하며 "엄청난 시장이 형성될 것" "우크라이나 진출을 기반으로 유럽시장으로 확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건 사업의 예로, 현재 20억 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개선 계획을 추진 중에 있으며, "유럽 기업이 참여하게 될 것이며, 수익성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민간에서 상당 부분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전력망의 경우, 사실상 100%가까이 회복됐으며, 재건 프로젝트 가동을 통해 전쟁 전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슈르마 차장은 전력장비 필요성을 언급함 "전략적으로 민간 파트너를 구하고 있다. 지멘스나 효성 등 변압기, 발전기 업체들과 협력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슈르마 차장은 "재건을 통해 기적을 일궈야 한다"며 "(전후 성공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킨)한국의 모델을 따르고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침공받을 것이다"고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에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부총리와 1억3000만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을 통한 차관 지원에 합의(가서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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