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성적까지 떨어뜨리는 아토피 피부염

      2023.05.18 09:26   수정 : 2023.05.18 09: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화사한 꽃들이 만발하는 봄철은 눈을 즐겁지만 꽃가루와 미세먼지, 황사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늘어나면서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괴로움을 주는 계절이기도 하다. 피부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알레르기성 염증 질환이 '아토피피부염'이다.

김병수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18일 “아토피피부염은 청소년기부터 가능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성인기의 중증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바쁜 학업 때문에 병원을 자주 찾기 어렵다면 JAK 억제제 등 먹는 약도 적절히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관리 못하면 성인돼도 고생

아토피피부염의 주된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 건조증, 습진성 병변을 동반한다. 문제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영유아기와 아동기에 유병률이 높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상이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청소년기에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아토피피부염은 청소년기에 20% 초반의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에 아토피피부염 악화를 경험한 환자 비율이 높은데, 이 시기에 질환을 잘 관리하지 못할 경우 성인기까지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아토피피부염 관리는 특히 중요하다.

청소년기에는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 병변이 다리의 접히는 부위, 얼굴, 목 등 눈에 잘 띄는 부위가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야간에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 장애가 흔하다. 잠을 잘 못 자다보니 성장이나 학업 성취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병변은 외부 활동 및 대인 관계 등을 기피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청소년이 일반 청소년에 비해 주관적 행복감이 낮고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결과도 있다.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이같은 다양한 고충은 환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에도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이에 의료진들은 주변 환경 및 생활 습관에서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급격한 온도와 습도의 변화나 심리적 스트레스, 모직이나 나일론 의류, 세제나 비누 등도 아토피피부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얼굴이나 몸을 씻을 경우에는 비눗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하며 세탁 후 옷에 세제가 남지 않도록 잘 헹궈야 한다. 아토피부염이 있다면 모직이나 나일론 등으로 만든 의류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는 애완동물이나 카펫 등도 쓰지 않도록 한다.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가능한 자주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또 목욕물은 미지근한 것이 좋다. 너무 뜨거우면 가려워질 수 있고 때를 밀게 되면 피부가 자극을 받아 더 가렵게 되고 건조해져 아토피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다. 샤워를 하고 나서는 3분 내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4월부터 중증 청소년 대상 보험급여 적용

청소년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방법 자체는 성인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증이라면 주로 연고, 크림 등 바르는 약을 사용한다. 중등도 이상으로 증상이 심한 환자들에게는 전신 스테로이드제, 전신 면역억제제, 광선요법 등 전신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이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유지하기 어려울 경우 최근에는 JAK 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JAK 억제제는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이고 복용 1~3일 내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생물학적제제는 2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이고 비교적 효과가 천천히 나타난다는 차이가 있다.

이들은 아토피피부염의 이상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염증 물질을 표적화해 억제하는 기전으로, 기존 전신 치료법들보다 부작용은 줄이면서 훨씬 좋은 효과를 낸다.

다만, 이런 치료제들은 고가여서 선뜻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중증 성인 환자에 한정됐던 보험급여 대상이 올해 4월부터 만12세 이상의 청소년에게까지 확대되면서 가격부담이 줄어들었다.

김병수 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그간 증상이 매우 심한데도 비용이 부담돼 신약을 쓰지 못하는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많았다"며 "이번에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환자들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토피피부염에는 여러가지 치료 방법이 있고 치료 성과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조기에 꼭 전문 병원을 찾아 치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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