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했는데...예상 못한 CFD 리스크에 증권사 울상

      2023.05.19 05:00   수정 : 2023.05.1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화려한 성적표를 받은 증권사들이 마냥 기뻐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올해 첫 분기 호실적을 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향후 전망엔 먹구름이 끼었기 때문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폭락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미수채권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주요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당기 순이익은 1조2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 4·4분기에 비해선 211% 불어났다.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2924억원)과 교보증권(524억원) 등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연초 국내 증시 강세에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의 수탁 수수료 수익은 142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8% 증가했다.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역시 879억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22% 늘었다.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첫 분기 실적 호조를 거뒀지만 향후 전망은 마냥 밝지 만은 않다. 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계기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조8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12조5947억원) 대비 29.90% 급감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개 증권사의 2·4분기 당기 순이익은 7544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제자리다. 특히 1·4분기에 비해선 40% 급감한 수준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거래대금은 감소하기 시작했고,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는 국면”이라며 “CFD발 손실 우려로 증권업 전반적으로 투심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2·4분기 실적은 1·4분기 대비해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발생한 CFD 미수채권이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CFD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13개 증권사 CFD 거래잔액 합계는 2조7698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증권(6180억원),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이 상위 5개사다.
미수채권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최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 보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수채권 회수 절차 등으로 정확한 손실 규모를 측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미수채권 발생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CFD 관련 미수채권 손실이 2·4분기에 일부 반영될 것”이라며 “2·4분기 손익은 지난 분기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