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7 안보·경제·인권 압박에 '반발'...향후 전략은?
2023.05.21 11:48
수정 : 2023.05.21 11:48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안보, 경제, 인권 등 전방위 자국 견제 공동성명에 대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향후 우호국 확장에 주력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자국 입장을 적극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먹칠" 외교적 항의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대변인 명의의 질의응답 형식 논평에서 “G7은 중국의 엄중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련 의제를 제멋대로 다루고 중국을 먹칠하고 공격했으며, 중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며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최국인 일본 등 유관 각측에 외교적 항의를 의미하는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대변인은 밝혔다.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의 대만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라며 “G7이 대만해협 평화 수호를 매번 말하면서 ‘대만독립 반대’를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대만독립’ 세력에 대한 묵인 및 지지이며, 그 결과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엄중한 충격을 줄 뿐”이라고 경고했다.
또 G7 공동성명이 홍콩, 신장, 티베트의 인권 등을 문제 삼은데 대해서는 ‘인권’을 기치로 한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G7은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에서 중국에 이래라저래라 하길 멈추고 자신의 역사와 인권 악행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인식하고 있다.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 혹은 ‘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강경 표현도 주로 다른 국가에서 대만 문제를 꺼냈을 때 나오는 반응이다. ‘전쟁 불사’ 언급도 나왔었다. 아울러 홍콩, 신장, 티베트 인권을 타국이 언급하는 것에 대해 내정간섭으로 보고 있다.
대변인은 G7이 ‘경제적 강압’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선 “독자 제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디커플링(공급망에서 특정국 배제)과 망 단절을 하는 미국이야말로 경제·무역을 정치화하고 무기화하는 진정한 ‘협박자’”라고 반박했다. 자국의 경제적 강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핵무력 증강 문제를 놓고는 “중국은 시종 자위적이고 방어적인 핵전략을 견지하고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정책을 엄수해 왔다”고 주장했다.
브릭스 확대 등 세 불리기 주력할 듯
현재까지 반응과 행보로 볼 때 중국의 앞으로 전략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대응하는 ‘세 불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자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동맹국 결집을 ‘폐쇄적·배타적인 소그룹 만들기’로 판단하며, 진영 대결 조장으로 평가한다.
중국은 당장 내달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경제 5개국)의 정상회의를 열고 회원국 확대를 논의한다. 지금까지 13개국이 가입을 공식 요청했고, 6개국은 비공식적으로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릭스 자체가 친미 국가들로 구성된 G7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했다.
또 자국 외교 지도부를 해외로 보내거나 주요 인사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중국 편에 설 것을 설득할 가능성도 크다. 대신 중국은 이들 국가에서 협력으로 포장한 사실상 경제 지원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프랑스, 중앙아시아 5개국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방식이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보면 시진핑 국가 주석을 포함해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한정 국가부주석 등 지도부가 회담한 국가는 기존에 알려진 곳까지 포함해 헝가리, 오스트리아, 에리트레아, 포르투갈, 노르웨이, 파키스탄, 시에라리온, 팔레스타인, 네덜란드 등 20개국에 육박한다. 아랍연맹(AL) 정상회의 순회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시 주석이 서한을 보낸 국가까지 넣으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시 주석은 지난 18~19일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회담 뒤 공동 선언문을 내고 “6개국은 힘을 합쳐 운동 공동체를 구축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상호 이해와 지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고 타국의 내정 간섭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