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대신 아이까지 돌본다"..로봇청소기의 무서운 진화

      2023.05.21 16:15   수정 : 2023.05.21 1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엄마, 아빠가 집을 비울 때 학원을 다녀온 아이를 잠시 봐줄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아이 마중' 기능을 개발한 계기가 됐죠. 단순한 로봇청소기가 아닌 가족들을 돌보는 케어로봇으로 개발 방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신제품인 2023년형 '비스포크 제트봇 AI'를 개발한 생활가전사업부의 청소기S/W개발그룹 이병선 프로(왼쪽)·리빙제품기획그룹 송준용 프로가 개발 과정에서 구상한 제품 정체성은 '패밀리 케어'다. 집 안을 구석구석 자동으로 청소하는 본연의 기능에 더해 반려동물을 포함한 가족 구성원들의 가사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케어 기능을 추가했다.



송 프로는 21일 "가전제품 중 유일하게 스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로봇청소기의 특징"이라며 "반려동물과 아이 케어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제트봇 AI의 이동성을 활용해 관련 신기능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새 기능은 고양이 인식이다. 삼성 가전 관리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한 펫 케어 기능 사용자만 전 세계 190만명에 달할 만큼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깨끗하고 예민한 고양이 성격을 배려해 전용 청소·돌봄 서비스를 탑재했다. 가령 고양이 화장실 구역을 설정하면 흡입력을 최대로 변환해 더 깔끔하게 청소를 수행하는 식이다.
반려동물이 외로워하거나 불안해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준다. 또 정해진 시간에 집 안을 돌아다니며 반려동물의 이상행동 여부 등을 모니터링 하는 등 다양한 펫 케어 기능이 적용됐다.

개발팀은 AI 기능을 활용해 반려동물 인식률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제트봇 AI 전면부에는 공간 내 사물을 입체적으로 감지하는 3D센서를, 상단에는 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라이다 센서를 탑재해 집 구조와 가구·가전의 위치를 정교하게 인식할 수 있다. 반려묘 양육가정에 제품을 설치한 후 전담 수의사의 자문을 받아 반려묘들의 반응을 생생하게 관찰했다.

이 프로는 "정자세를 취하고 있는 반려묘 인식은 잘 하다가도 웅크리거나 서 있는 등 자세에 따라 인식률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었다"며 "반료동물 양육가정의 제품 테스트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학습 데이터를 반영해 인식률을 높였다"고 말했다.

사람을 피해 청소 기능에만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 제트봇 AI는 친근함의 관점에서 사람을 인식한다. 새로 도입된 아이 마중 기능의 개발도 사람에 대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외출 시 제트봇 AI에 달린 카메라로 직접 자녀의 귀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전에 녹음한 메시지를 자녀에게 전달도 가능하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경우 제트봇 AI를 통해 음성 명령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 프로는 "개발 관점에서 로봇과 사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사람이라는 소재를 토대로 기능 확장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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