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시찰단, 국민 눈으로 우려 불식시켜야

      2023.05.22 18:38   수정 : 2023.05.22 18:38기사원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처리 과정을 점검하기 위한 한국 정부 시찰단이 22일 일본에서 나흘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시찰단은 이날 일본 도쿄전력,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관계자와 회의·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어 23∼24일 이틀간 후쿠시마 현장을 방문, 오염수 관리 실태를 직접 확인한다.

25일에는 현장점검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 기술회의를 한 뒤 26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정부 시찰단의 방일을 앞두고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만찬 식탁에 후쿠시마산 사케가 제공됐다.
후쿠시마산 식재료 섭취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G7 정상회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독립적 검증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채택했다. 사실상 오염수 해상방류를 옹호한 내용으로 읽힌다. 이달 초 "일본의 오염수 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으며 일본의 규제기관이 충분한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는 IAEA 보고서에 맞장구를 친 격이다.

국제사회와 달리 국내 정치권은 찬성과 반대 양쪽으로 갈려 극한대치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시찰단의 구성 공개, 취재진 동행은 물론 핵심적인 시료 채취가 빠진 '3무 시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오염수 투기에 병풍을 쳐줘선 안 된다"며 "이런 방식으로 도출된 결과를 국민들께서 신뢰할 리 없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자당의 망신 행위는 옳고,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은 틀렸다는 것이냐"며 '뻔뻔한 내로남불의 반복'이라고 쏘아붙였다. 지난달 강행한 민주당 후쿠시마 시찰단의 '묻지마 방일'을 꼬집은 것이다.

문제는 오염수 방류가 강행될 경우 영향·강도에 대한 분석이 제각각이고,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는 점이다.
원전 시찰과 오염수 방류 그리고 수산물 수입을 놓고 민심은 여전히 갈팡질팡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영국 옥스퍼드대 웨이드 엘리슨 명예교수를 초청해 후쿠시마 방류수 마시기 공방전을 자초한 것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국민의 건강권은 일부 학자나 정치인의 자극적인 선동으로 지켜질 문제가 아닌 만큼 철저하게 과학적인 검증과 데이터 제시를 통해 국민이 직접 판단토록 맡기는 게 정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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