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주소, 또 한 번의 도약을 기대하며

      2023.05.23 18:14   수정 : 2023.05.23 18:14기사원문
도로명주소가 이제는 생활 속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도로명주소 사용이 법제화되고, 2014년 전면사용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주소를 기재할 때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1995년 도로명주소 도입의 근간이 되었던 '지번 및 주소표시제도 개편방안' 연구에서 주소 개편 방향의 핵심은 토지번호와 건물번호를 분리시키고, 건물번호는 사람들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므로, 모든 도로에 명칭을 부여하고, 도로구간에 예측가능한 기초번호를 건물번호로 부여함으로써 위치찾기를 쉽게 하자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의 사용이 일상적이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위치 찾기를 쉽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이후 1인 1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스마트폰의 지도 앱과 목적지 정보만 있으면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도로명주소의 기능과 역할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오픈 에이아이에서 개발한 챗GPT가 공개되면서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상상을 초월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다양한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위험상황을 인지하고, 사전에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트윈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모바일(Mobile/5G)의 앞글자를 딴 ICBAM과 함께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 자율주행차/드론/ 로봇 등 무인 기술을 이용한 분야별 파괴적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메가트렌드에 대응하는 전략마련과 관련 산업 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고려하고 있다.

위치 찾기라는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의 발달은 새로운 위치가 어떤 방식으로 표기되든 지도 앱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보면 도시의 발달이 고도화되고, 입체화, 복합화되면서 대규모 복합상가나 지하상가 내에서 실내 위치정보 제공은 가능한가? 산악이나 해안과 같은 곳에서 유사시 위치정보는 어떻게 표기할까? 로봇이나 드론에서 배달지점이나 위치 인식은 어떻게 가능할까? 디지털 트윈에서 현실세계의 다양한 사물의 위치정보를 어떻게 표시할 수 있을까? 약 30여년에 걸쳐 정착화시킨 한국형 주소체계의 경험을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유로 주소정책과에서는 2023년 1월에 주소정보 활용지원센터를 개소하고, 해당 센터를 통해 위에 언급한 업무들을 추진하고 있다.

주소가 전면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지 10여 년이 된 지금, 주소체계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춰 모든 사물에 대한 주소, 드론·로봇 등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위치표시체계로 도약하고 있다.
주소가 한 단계 도약하고, 고도화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으며, 주소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사회가 조속히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강영옥 중앙주소정보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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