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노사합의·인력복원 3개과제 풀어야 본궤도 오른다

      2023.05.23 18:18   수정 : 2023.05.23 18:47기사원문
45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사명을 변경한 한화오션이 정식 출범하면서 당면한 과제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우선으로 10분기째 이어지는 적자 고리를 끊는 일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통합조직 안정, 방산 분야 시너지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강성 노조와의 공존, 인력 복원, 변동성이 큰 조선업황, 한화식 새판짜기 후폭풍 등 안정화까지 넘어야 할 변수들이 많은 실정이다.

■한화오션 강온 투트랙 전략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임시주총을 끝으로 한화오션은 옛 대우조선해양의 대대적 구조개편을 위해 강온 투트랙 전략에 나선다.
고강도 인적 쇄신과 노조 달래기다. 우선 20여년간 고착화된 공적기업이라는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 이달 중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다. 경영은 오너일가(김동관)와 전문경영인(권혁웅) 쌍두체제로 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에너지·엔지니어 분야에 능통한 '한화맨' 권혁웅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노조와의 첫 합의는 노조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선에서 조속히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입사 10~20년차의 인력들은 공적자금 기업에서 일을 시작했다"며 "수십년 체화된 기업관행을 당장에 바꾸기는 어려울 텐데, 내부 진통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닻 올린 한화오션 3대 이슈는

한화오션이 직면한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흑자전환(경영 정상화), 노사합의(완전한 통합), 인력복원(경쟁력 강화)이다.

우선 한화오션은 최근 2년간 누적적자가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한화오션은 완전한 흑자전환을 위한 원가절감, 수익성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올 상반기 부진한 선박수주(4월 말 목표치 69억달러의 15% 달성)에도 고삐를 죈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처 선사들이 미뤄왔던 발주가 터지면 수주 목표치는 초과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임원 물갈이 인사도 곧 단행된다. 40여명의 임원 중 70% 이상 교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직 안정보다 변화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방산·해양·에너지 분야 시너지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기존에 없던 조직도 신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지향하는 큰 그림대로 새판을 짤 것"이라고 했다.

노조와의 협의는 최대 난제다. 한화그룹 입장에선 1만명 이상 단일사업장 노조와의 협상은 처음이다. 여기에 옛 대우조선의 하청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47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비롯, 1만5000여명 협력사 노동자(노조)와의 관계 정립도 이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넘어야 할 가장 큰 파도가 노조 이슈"라며 "경영 정상화 이후 노조와의 협의를 어떻게 전개할지가 가장 주목된다"고 했다.

한화그룹은 인수 당시 노조와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 당사자 참여 보장, 회사·지역발전 계획 실행을 구두로 약속했다. 한화오션 노조는 "성과금이 아닌 직원 노고에 대한 격려방안(위로금)을 제시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화는 노사합의를 이달 중 끝낸다는 목표다. 가장 먼저 노사는 매출목표 달성 시 성과급 지급(임금의 300%)에 잠정 합의했다.


한화오션은 1만명이 넘었던 임직원(대우조선 소속)이 현재 8700명으로 줄었다. 지난 수년간 대불황에 설계, 연구개발 등 전문인력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2~3년 임금이 동결되면서 경쟁사는 물론 다른 대기업들과 임금 차이가 컸다"며 "상당수 인력들이 뭍(육지)으로 갔는데, 이들을 다시 거제(옥포조선소)로 유입하려면 다른 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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