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준이 형 130승 지키자!”... 두산 타자 모두가 안타를 때려냈고, 1844일만에 장원준도 승리했다
2023.05.23 21:59
수정 : 2023.05.23 22:03기사원문
[잠실(서울) = 전상일 기자]이날 경기 두산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무려 958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약 3년만의 선발등판이었고, 퓨처스에서의 모습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초반 분위기도 그러했다. 분위기가 그리 좋지 못했다. 두산은 1회말 정수빈, 박계범, 양의지의 연속 안타로 무사만루를 만들었지만, 로하스의 중견수쪽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로 1점밖에 선취하지 못했다. 찬스를 살리지 못하자 곧바로 위기가 왔다.
2회초 삼성은 피렐라와 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그 이후 강한울의 1루수쪽으로 댄 절묘한 번트에 악송구가 나오며 1점을 헌납하고 무사 13루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장원준의 포심에 오재일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김태군의 유격수쪽 내야안타가 나오며 또 다시 1점을 득점했다. 여기서 이재현의 회심의 일타가 터졌다. 이재현이 장원준의 바깥쪽 포심을 받아쳐 우중간을 꿰뚫었다. 3루, 1루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이재현은 3루까지 내달렸다. 점수는 4-1. 초반 대량실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스물스물 피어올랐다.
하지만 3회말 두산이 반격에 나섰다. 양의지가 좌전안타를 치고 살아나갔다. 이후 양석환 또한 좌전 안타로 살아나갔다. 여기서 로하스의 한 방이 터졌다. 로하스가 좌익수 피렐라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김재환은 원태인의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선상의 2루타를 때려냈다. 한번 불붙은 두산의 타선은 식을 줄을 몰랐다. 8번 송승환이 좌익수 피렐라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이유찬 또한 피렐라 앞의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3회에만 5점을 냈다. 6-4로 역전. 삼성의 기세가 완전히 꺾인 순간이었다.
타자들의 삼성의 기세를 꺾자 장원준이 힘을 냈다. 장원준은 4회와 5회는 큰 위기없이 잘막아냈다. 이후 구원 싸움이 시작되었다. 두산과 삼성은 6회와 7회 1점씩을 주고 받았다. 두산은 6회말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7점째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고, 삼성은 7회 초 강민호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가면서 7-5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두산의 필승 불펜이 가동되었다. 8회 두산의 정철원이, 9회에는 홍건희가 마운드에 섰다. 정철원은 오재일에게 잘맞은 좌익수플라이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포효했다.
9회에는 홍건희가 마운드에 올랐다. 홍건희는 비록 1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구자욱을 투수 땅볼로, 피렐라를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장원준은 5년만에 통산 130승의 감격을 누렸고, 원태인은 4.2이닝 12피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었다. 장원준의 마지막 승리는 2018년 5월 5일이다. 무려 1844일만의 승리다.
130승 달성은 KBO 역대 11번째, 좌완으로는 역대 4번째다. 좌완으로는 역대 최고령 130승 투수이기도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