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힐링물? 이나영의 '박하경 여행기'가 전하는 잔잔한 위로

      2023.05.24 07:15   수정 : 2023.05.24 07:15기사원문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스틸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스틸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스틸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스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박하경 여행기'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박하경 여행기'가 뻔한 듯 뻔하지 않은 이야기로 '가벼운 힐링'보다 '맑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잔잔한 위로를 전한다.

총 8부작으로 24일 1~4회가 먼저 베일을 벗고 다음 주 5~8회가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극본 손미, 연출 이종필)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교사 박하경(이나영 분)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최근 언론에 1~4회를 선공개한 이 작품은 줄거리만 보면 단순한 관광기로 보이지만 막상 열어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통해 여운을 남긴다. 힐링물이지만 간지럽지 않고, 오히려 담백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차별되는 지점이다.


국어 교사로 생기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박하경에게 휴일인 토요일은 숨통 트이는 날이다. 휴일 아침이 되면 박하경은 전국 곳곳으로 떠난다. 이유는 다양하다. 템플 스테이가 하고 싶어서 해남의 절로 향하고, 아끼는 제자를 보기 위해 군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영화를 보고 싶어 부산으로 떠나는가 하면, 익숙함이 편한 속초도 곧 잘 찾는다.

무작정 걷고,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고, 멍 때리는 박하경의 여행은 남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로 인해 단순한 여행이 특별해진다. 자신의 응원 한 마디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술가의 길을 걷는 제자는 박하경에게 잊고 있던 열정을 떠오르게 하고, 영화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가까워진 남자는 설렘을 느끼게 한다. 젊은이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꼰대' 노인과 설전 이후 박하경은 IMF로 인해 굴곡을 겪은 아버지를 떠올리고 눈물을 흘린다.

그 과정에서 박하경은 상황을 좋게 흘린다. 애매한 재능을 가져 힘들어하는 제자에게는 여전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썸이 흐지부지 됐음에도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다. 노인과 설전 이후에는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사과해 최악이 될 뻔한 인연을 좋게 바꾼다.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릴 만한 상황으로 공감을 자아냄과 동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과를 이끌어내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맑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타이틀롤을 연기한 이나영은 박하경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한다.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필 감독이 말한 대로 이나영은 '편하게 보이는 연기'를 잘 해낸다. 이나영 역시 박하경을 연기하며 캐릭터에 마음이 동요돼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억지스럽지 않게 최대한 감정을 덜어내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시청자들 역시 '박하경 여행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선우정아, 서현우, 한예리, 구교환, 박인환 등도 오롯이 캐릭터에 녹아들어 각 에피소드의 완성도를 높인다.

미드폼 콘텐츠로 제작된 것 역시 '박하경 여행기'의 장점이다. 매 회 25분 내외인 '박하경 여행기'의 각 에피소드는 짧은 덕분에 스토리가 늘어지지 않고,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더 명확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간간이 드러나는 잔잔한 유머는 '박하경 여행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박하경의 '주말 유랑'은 화려한 럭셔리 휴가도, 브이로그에 담길 만한 감성적인 여행도 아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을 보여주기에 오히려 그 어떤 여행기보다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 따뜻한 힐링물을 완주하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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