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글로벌 공급망 재편 참여…중국발 무역제재 취약성 개선"
2023.05.24 12:00
수정 : 2023.05.24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발 무역 충격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한국이 공급망 재편에 참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국의 공급망 정책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전략 산업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정책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임희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주요국의 전략 산업 공급망 재편 정책과 우리 경제의 대외 취약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공급망 변화만으로 우리의 중국에 대한 취약성이 개선되는 효과는 미미하지만, 한국이 미국과 EU가 현재 도입하고 있는 공급망 재편 정책에 참여할 경우 효과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미국과 EU 정책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2개의 가상 시나리오를 가정해 분석했다.
반도체 및 배터리 산업에서 미국과 EU가 현재 도입하고 있는 공급망 재편 정책에 따라 역내 조달 비중이 증가하고 중국 비중이 감소하는 시나리오 1과, 이같은 공급망 재편 정책이 한국 등 동맹국까지 확대되는 시나리오 2 등이다.
그 결과 시나리오 1에서는 중국발 무역 제재에 따른 한국 GDP의 감소폭이 0.004~0.016%p에 그쳤지만, 시나리오 2에서는 중국발 무역 제재에 따른 한국 GDP 감소폭은 0.427~0.641%p로 나타났다.
임 연구위원은 "시나리오 2에서는 중국과의 반도체 및 배터리 교역 중단으로 인해 중국이 한국 생산 및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감소하고,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경로를 통한 GDP 감소폭이이 상대적으로 크게 축소된다"고 분석했다.
즉 주요국에 공급망 변화만으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개선되지는 않지만, 한국이 공급망 재편에 참여할 경우 중국발 공급망 충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연구위원은 "이는 전략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대외 충격에 대한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 자체적인 공급망 재편 노력이 중요함을 시사한다"며 "대외적으로는 양자 및 다자간 국제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액 비중은 GDP 대비 13%(2019년 기준)에 달하고, 중간재 수입의 중국 비중은 20.5%(2019년 기준)로 가장 높아, 수출 수요 및 중간재 수입 등에서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미⋅중 전략경쟁으로 국가 간 무역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어, 중국발 무역 제재 등 대외 충격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EU 등은 전략 산업의 공급망 현지화와 다변화를 목표 공격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IRA를 통해 친환경 산업의 미국 내 투자 및 생산 확대를 지원하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노리고 있다. EU는 미국과 유사하게 그린딜 및 후속 정책으로 역내 친환경 산업을 보호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다. 이들 정책은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공급망 내 중국 비중을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