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투함, 日서 정기수리 추진..."한국도 가능?"
2023.05.25 10:29
수정 : 2023.05.25 10:29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미국 해군이 일본 민간 조선사에서 정기적인 전투함 수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미 해군은 일본을 시작으로 향후 한국 등 동아시아 동맹국을 활용한 전투함 보수 및 정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일본에서 활동 중인 20여척의 미 해군 전투함이 대상이다.
닛케이는 "일본 기지 밖 (민간 업체에서) 전투함 보수 계획을 세우는 것은 처음"이라며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의 시설을 활용해 동아시아에서 군비를 확장하는 중국의 움직임에 기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수리 거점은 요코하마, 마이즈루, 구레 등 해상 자위대의 함선을 수리하는 민간 조선소가 1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주일 미국 대사관은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등 조선사들에 이런 계획을 비공식 타진했다. 이에 대해 미쓰비시중공업은 "코멘트할 수 없다"고 했고, 가와사키중공업도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해군 함선은 MRO로 불리는 정기적인 정비, 보수, 분해 수리 계획이 정해져 있다. 일본에 주둔한 미 함선은 현재 간이 정비 등은 요코스카(가나가와현)와 사세보(나가사키현)의 미군 기지 내의 독에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보수나 분해, 수리를 하려면 미국 본토로 돌아가야 한다.
그 동안 미사일 발사 등 전투 능력이 없는 보급함은 일본, 인도, 필리핀에서 보수한 적은 있다. 이번에 대상으로 하는 20척 이상은 구축함, 순양함, 양륙함 등 공격을 주 임무로 하는 전투함이다.
미 당국자는 앞으로 일본의 조선소에서 미·일이 협력해 미 함선을 건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일 안보 협력 흐름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미 해군 전투함을 보수하는 배경은 갈수록 커지는 중국 해군의 영향력을 견제해서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함선은 미 해군을 넘어 세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국 해군은 2030년 440척까지 늘어나는 반면 미국은 절정기인 2052년에 367척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자국에서 보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위기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미 회계검사원에 따르면 미 해군의 주요함인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의 보수는 평균 26일간 지연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만큼 미 해군은 신속한 운용과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 수리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미국은 이 같은 정비나 보수를 한국,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에서도 실시할 수 없는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해군은 2024년 MRO 예산으로 약 139억달러(약 18조3800억원)를 계상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