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이연희 "서툴었던 신인시절…선배 되니 후배 어려워" ①

      2023.05.25 13:59   수정 : 2023.05.25 13:59기사원문
배우 이연희 / 디즈니+ 레이스 제공


배우 이연희 / 디즈니+ 레이스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이연희는 2001년 뮤직비디오 출연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내디뎌 20년 넘게 활동했다. 그는 사람을 대하는 것, 연기를 하는 것이 다 서툴었던 신인시절에는 '연예인이 나와 맞지 않는다'라는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롯이 한 인물이 되어 무대 위에서 모든 걸 다 쏟아내는 연극을 경험하며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연기의 재미 그리고 배우로서 보람을 느낀 그는 자신과 같은,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꼭 있을 법한 인물들을 연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과 위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레이스'(극본 김루리/연출 이동윤)에서 이연희는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를 연기했다.
다사다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속 이연희는 박윤조가 겪는 설움과 기쁨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며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첫 오피스드라마를 통해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와 인물을 연기한 이연희. 한층 더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만난 그는 앞으로도 배우로서 더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고 했다.

-생활연기가 돋보이는 캐릭터, 작품을 선택했다.

▶작품을 보는 생각이 달라졌다. 공감이 되고 이해가 쉬운 작품들이 더 끌리고 재미있더라. 그런 작품들을 더 선택하게 됐다. '레이스'는 제가 직장생활을 안 해봐서 잘 몰랐지만 직장인 분들이 보시면 충분히 공감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윤조는 어떤 사람인가.

▶극중 90년대생이지만 마냥 그런 느낌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윤조는 가정환경이 좀 힘들었고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부모님도 안 계신다.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취직해서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다 .캔디형의 캐릭터로 힘들어도 밝게 사는 친구다. 그래서 더 응원하고 그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 윤조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오피스드라마는 현실감이 강점인데 그런 상황에서도 마냥 밝은 캔디 캐릭터가 잘 어울릴까 고민되지 않았나.

▶현실적인 오피스드라마라고 해서 너무 현실적으로만 그려지면 드라마 자체가 무거워지지 않나. 우리 드라마는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다. 세 친구가 모여서 요즘 젊은 친구들처럼 놀기도 하고. 나는 그런 윤조가 많이 공감이 됐다. 캔디형이어서 공감이 어렵지 않았다. 이런 친구도 있구나 생각했다. 실제로도 형편이 어려워서 일찍 철들고 성숙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으니, 뜬금없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더 응원하고 싶어지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홍보업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구체적으로는 몰랐다. 이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이 직군에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연기하면서 느낀 점은 '이렇게 힘든데 왜 이 일을 좋아하고 사랑할까' 였다. 이 힘든 일을 열심히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보니까 자기가 맡은 일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성취가 크더라. 그것이 브랜드가 됐든 사람이 됐든 뭔가를 알리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구나 싶었다. 이 드라마를 홍보할 때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 (웃음) '홍보가 되면 당연히 해야죠' 이런 마음이다.

-세대차이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어떤 생각을 했나. 배우 이연희는 어떤 성향인지.

▶90년대생이 (조직 안에서) 중간 입장이지 않나. 이들이 겪는 고충이 뭘까 생각해봤다.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더라. 마냥 신입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인정 받기도 하는 위치인 것 같다. 나도 내 동생 해조( 박세현 분)와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더 어렵더라.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싶었다. 이 친구는 저와 더 친해지고 싶어 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머릿속에서 말이 맴돌았던 기억이 난다. 조언을 하는 것보다 존중해서 배려해주는 선후배 관계가 좋은 것 같다.

-선배가 됐는데 자신의 신인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는지.

▶전도연 전지현 등 멋진 여배우 선배들을 보면서 꿈을 키워왔다. 신인시절의 나는 모든 게 다 서툴었다. 서툴면 선배님에게 물어보기도 해야 하는데 물어보지도 못하고 혼자서 끙끙 힘들어했다. 그런 것들을 알게 모르게 먼저 물어봐주시는 친절한 선배들 덕분에 이 길을 계속 해올 수 있었던 거 같다. 이 길을 가면서 (후배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되게 어려운 것 같다.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마음이 잘 전해지면 되지 않을까 싶다.

-'레이스'에서 선배인 문소리와의 호흡은.

▶정말 쿨하고 멋있으시다. '신여성' 마인드라고 해야 할까, 그런 면이 있다. 너무 편하게 대해주셨다. 불편함이 없었다. 같은 여자가 봐도,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게 있지 않나. 쿨한 선배였다.

-유노윤호(정윤호)와 호흡은 어땠나. 같은 소속사에 몸 담고 있었는데.

▶너무 편하고 즐거웠다. 겉으로는 같은 회사에 있다 보니까 잘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적으로는 잘 몰랐다. 이 작품을 통해서 그간 제가 나가고 나서 최근에 어떻게 지내는지 상황도 물어보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오빠도 열심히 달려왔구나' 싶더라. 내가 알지 못했던 유노윤호의 삶이 있었던 것 같다.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오빠는 정말 '열정남'이다. '어쩜 이렇게 열정이 많지?' 생각했다.

-홍종현에게 먼저 연락해 식사도 하고 술자리도 가졌다고.

▶'찐친' 분위기가 나와야 하니까 먼저 다가간 거다. 작품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종현이뿐만 아니라 세 친구가 만나서 시간을 가졌다. 이 친구들은 왜 친구가 됐을까 왜 친해졌을까 의견을 내고 대하를 나눴다. 우리끼리 밥도 먹고 술도 한 잔 하자고 했다. 마음이 편해지고 그런 점이 작품에도 잘 표현이 된 것 같다.

-그런 적극성이 의외다. 원래 그런 성격인가.

▶내가 낯을 가리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 상태로 촬영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더라. 나도 걱정이 되니까 '우리 밥 한 번 먹을까'라면서 연락한 거다.
불안감도 있고 (웃움)이렇게 연락한 건 처음이다. 이게 연기에 도움이 되는구나 느꼈다.
편한 상황에서 연기를 하게 되더라. 다음 작품에서는 내가 너무 다가가면 상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까 상황을 보면서 다가가려고 한다.

<【N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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