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사진'으로 女 유혹해 수억원 뜯어냈다...멕시코發 '로맨스 스캠' 주의보

      2023.05.26 07:36   수정 : 2023.05.26 07: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멕시코에서 한국에 있는 여성을 속여 돈을 뜯어내는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 스캠)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주멕시코대사관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에 사는 40대 여성 A씨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멕시코에 머물고 있다는 B씨와 알게 됐다.

B씨는 여권과 운전면허증, 회사 사원증 등 사진을 보내 A씨를 안심시켰다. B씨의 신분증에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남형 한국 남성의 사진이 붙어 있었고, A씨는 B씨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터놓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A씨에게 "멕시코에서 소매치기당했다", "돈이 없어 호텔에서 쫓겨났다", "억울하게 교도소에 수감됐다"는 말을 남긴 채 연락 두절됐다. 놀란 A씨는 멕시코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A씨는 그동안 B씨에게 호텔비 등 명목으로 5000만원 상당을 보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에 거주하는 또 다른 40대 여성 C씨도 "채팅으로 알게 된 1991년생 한국 남성이 멕시코시티에서 강도를 당했다"며 대사관에 후속 조처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에서는 멕시코 여권을 위조한 남성에게 1억원 상당을 송금한 피해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당국은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범행"이라며 "피해액이 억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유사 범행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연인을 찾는 것처럼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이다.

배영기 주멕시코 대사관 경찰 영사는 "용의자들은 패션업계나 외국계 은행 종사 같은 그럴싸한 직업을 내세워 호감을 산 뒤 돈을 가로챘다"며 "유사 사례를 인지하면 즉시 한국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피해를 보고도 용의자를 믿고 계속 돈을 보낼 가능성도 큰 만큼 가족이나 친구들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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