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꺾고, 美시장 1등 계획 가시화" 신동원 농심 회장
2023.05.27 11:30
수정 : 2023.05.27 11:30기사원문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포부가 현실이 되고 있다. '대표 K라면 기업' 농심은 미국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농심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해 85.8% 증가했다. 매출은 8604억원으로 16.9% 늘었다.
농심의 성장세는 미국 법인이 이끌었다. 같은 기간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액은 16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2%,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26억원)보다 592.3% 증가했다.
농심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원 가운데 미국법인의 증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농심은 지난해 창립 57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서는 등 순항 중이다. 국내·외 주요제품 가격 인상 효과에 더해 북미 지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제품 판매율이 높아지면서다.
특히 지난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공급량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라면이 미국인에게 식사로 활용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제2공장 설립은 신 회장의 '신의 한 수'라는 평가다. 신 회장은 농심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이다.
고 신춘호 회장이 2021년 3월 세상을 떠나면서 같은 해 7월부터 농심 경영을 총괄해 왔는데,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뉴 농심'을 만들기 위해 해외 사업 확대에 무게를 실었다.
그가 가장 먼저 노린 시장은 북미다. 그는 취임 이후 제2공장 설립에 나섰다. 신 회장은 2400억원을 들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8100평 규모로 제2공장을 설립, 지난해 4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제2공장에서는 연간 3억5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어, 2005년 설립해 가동 중인 미국 제1공장까지 합치면 미국에서 연간 라면 생산량이 8만5000만개에 육박한다.
그는 미국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넘버1’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자”며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 라면 시장 1위는 일본 라면 업체인 토요스이산이다.
신 회장의 포부는 현실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6%로 농심과 7.6%포인트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처져 있다. 주목할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농심은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신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에 제3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농심의 제59기 주주총회에서 미국 제3공장 건립과 관련해 “현재 판매 추세를 봐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검토할 예정“이라며 "하게 된다면 지역은 미국 동부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공장 2곳이 모두 서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동부에 새로운 기지를 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에 따르면 이미 내부적으로 현지 제3공장 설립 검토에 착수했다. 1·2공장을 통해 생산 가능한 연간 라면 생산량(8억5000만개)에 더해 제3공장까지 추가하면 농심이 목표로 한 2025년까지 8억 달러(약 1조원) 매출 달성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에 더해 신 회장은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2021년말 오너 경영을 마무리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그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듬해인 2022년 1월 공동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그룹 회장직만 맡았다. 그리고 공동대표이사에 박준 부회장과 이병학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어 올해 3월부터는 이병학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36년 생산현장에서 근무해 공장 설비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이병학 대표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또 간결한 지휘 계통 라인을 만들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 현장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파악하고 유동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해외사업 확대 외에도 사업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두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1년 선보인 베지가든은 비건 시장을 공략하는 첨병이다. 농심은 베지가든 브랜드를 앞세워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성장하는 대체육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구상이다.
건강기능식품도 농심 신사업의 중요한 한 축이다. 급성장하는 이너뷰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농심은 올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온라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건기식 매출을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또 5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앞세워 건기식 인수합병(M&A)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심은 지난해 인수합병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매물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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