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베벌리힐스 주민들 "루이뷔통 호텔 못 들어와"...주민투표로 퇴짜

      2023.05.28 08:12   수정 : 2023.05.28 10: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부촌의 대명사인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 주민들이 주민투표로 프랑스 명품재벌 헤네시모아 루이뷔통(LVMH)의 로데오 거리 호텔 설립안을 퇴짜 놓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른 베르나르 아르노의 LVMH는 로데오 드라이브에 초고급 회원제 호텔을 지을 계획이었다.

115개 객실을 갖추고 500명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초고급 호텔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전날 주민투표에서 LVMH 초호화 호텔 설립안이 아슬아슬하게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LVMH 산하의 쉬발블랑(Cheval Blanc) 호텔은 미국에 여는 첫 호텔이 들어설 곳으로 로데오 드라이브를 택했고, 지난해 시청에서 건축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호텔, 접객업 노동자 3만2000명으로 구성된 강력한 노조가 반대 캠페인을 펼쳤고, 이들은 결국 주민투표를 위한 청원서를 통과시켜 주민들의 반대를 이끌어냈다.

노조는 LVMH 호텔이 직원들이 거주할 주거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건설계획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면서 회사가 제공하는 주거지가 없으면 이 초호화 부촌에서 직원들이 살 수 없기 때문에 호텔 건립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베벌리힐스에는 호텔도 거의 없고, 직원들이 살기에 마땅한 주택도 없다.


인구 약 3만2000명의 베벌리힐스는 LA카운티에 속한 도시로 가계 연간 소득 중앙값이 10만달러(약 1억3300만원)가 넘는다.

주민 일부도 반대했다. 이들은 LVMH가 구상하고 있는 호텔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고층빌딩인 데다 교통체증을 악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개발 반대 주민들' 명의로 배포된 유인물에서 이들은 LVMH 호텔 건물이 지나치게 크고 높다고 주장했다.

LVMH는 호텔이 들어서면 베벌리힐스 시에 앞으로 30년간 약 7억8000만달러(약 1조300억원)의 세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와 별도로 시에 2600만달러를 기부하고, 예술과 문화 사업에 2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LVMH 회장 겸 CEO 아르노는 2006년 프랑스 스키휴양지 쿠르시발(Courchevel)에 쉬발블랑 1호 호텔을 낸 뒤 이후 파리, 몰디브, 모스크바 등으로 호텔을 늘렸다.

2018년에는 고급 호텔부터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열차서비스에 이르는 럭셔리 여행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접객업 그룹 벨몬드를 32억달러에 인수했다.

LVMH는 현재 쉬발블랑, 불가리 호텔·리조트 등의 초호화 호텔·여행 사업을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LVMH의 접객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790억유로(약 112조원)로 사상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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