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시찰 결과 발표 앞두고 자중지란은 금물

      2023.05.28 18:39   수정 : 2023.05.28 18:39기사원문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과정을 점검한 정부 시찰단이 5박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찰단이 돌아왔지만 국내 여론은 이들이 내놓을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쪽과 결과는 물론 과정조차 의심스럽다는 쪽으로 갈려 극심한 갈등상을 보이고 있다.

시찰단의 평가 결과는 다음 달 말 예정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보고서 발표 후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는 IAEA 보고서와 시찰단의 결론을 보고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국회 답변을 통해 "IAEA에서 오염수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방류를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IAEA가 문제가 없다고 하면 방류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우리가 볼 때 시찰단이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해 구체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면 올여름 후쿠시마 앞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 정당성만 더해줄 공산이 커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현장 샘플링도 없이 한국 시찰단이 시찰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한국의 반대파 인사들 표현대로 일본에 면죄부를 주러 간 것이라면 이런 시찰에 참가하는 것은 전문가에게 일종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태평양은 일본의 하수도가 아니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엄중한 후과는 절대 일본과 한국 양국 정부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비록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와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해제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지만 방류가 시작되면 지금까지 지켜온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금지의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일본산 수산물을 규제했던 55개 나라·지역 가운데 현재까지 수입을 금지하는 나라는 한국·중국 등 5곳뿐이다. 2019년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얻은 우리의 수입금지 명분을 상실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금물이다.
국민 건강과 안전 앞에 여야가 별개일 수 없다. 불필요한 공방보다 과학적 데이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향후 IAEA와 시찰단이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차분하고 성숙한 자세로 국론을 대변할 것을 정치권에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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