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보다 변동성 큰 K반도체, 美·中 수요 따라 울고 웃는다

      2023.05.29 12:00   수정 : 2023.05.29 18:06기사원문
중국의 스마트폰 소비와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야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29일 나왔다.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의 감산 결정으로 공급 측면에서는 호조가 있지만 결국에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늘어야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 변동성이 대만과 일본 등 경쟁국보다 큰 가운데 미·중 수출 의존도가 높아 수요처 다변화로 경기 변동폭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韓 반도체 수요 회복하려면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 핵심 이슈 '우리나라 반도체 수요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의 최종 수요는 용도별로는 스마트폰과 서버,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스마트폰 수요(44.0%)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서버(20.6%)의 영향도 큰 걸로 추정됐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의 비중이 높은데 스마트폰은 미국(9.1%)과 중국(9.0%)의 수출 비중이 비슷했고, 서버는 미국(7.7%)이 중국(5.1%)보다 컸다.

이규환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미국 스마트폰 소비는 팬데믹 기간 중 크게 늘어난 데다 고금리 영향 등으로 앞으로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소비,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회복 여부와 그 강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소비는 지난해 봉쇄조치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이후 시차를 두고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연말로 갈수록 중국의 재화 및 상품 소비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 반도체 수출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서버 수요의 경우 팬데믹 기간 과잉투자와 리오프닝 이후 대면소비 확대로 단기적으로는 위축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성능 서버를 중심으로 완만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 과장은 향후 반도체 경기에 대해 "당장 중국에서 스마트폰 소비가 살아나는 조짐이 보이지는 않지만 리오프닝 이후 시차를 두고 펜트업 수요가 나타날 수 있고 점차 상품 소비가 회복될 수 있어서 연말로 갈수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감산효과에 대해서는 "공급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고, 그러면 이제는 수요 측면에서의 회복을 봐야 한다"고 했다.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등 숙제

비메모리 부문 경쟁력 강화와 수요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재차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는 중국, 베트남, 대만, 미국 등으로 중간재로 수출되고 그 반도체가 최종재 생산에 사용된 후 자국에서 소비되거나 3국으로 수출되는 구조다.

반도체 수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6%인데 미국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라 특히 영향을 받는다. 국내 기업의 D램은 모바일, PC보다 서버용에 쓰이는 비중이 커지면서 미국의 빅테크 기업 투자 축소로 수출이 위축됐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2021년 기준 모바일 비중이 72.3%로 스마트폰 수요, 특히 중국과 미국의 스마트폰 수요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중국의 수요 둔화와 중국 내 자급률 상승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 지난해 8월 이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반도체 수출이 24.5%%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4분기에는 39.2% 감소했다.
메모리보다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더 컸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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