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영향력 키우는 中, 40여개국과 치안·법 집행 협정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현지 40여개국과 치안·법 집행 협정을 체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미국 국방대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중국 특공대원 30여명이 우간다에서 현지 특수군과 함께 조폭으로 알려진 4명의 중국인을 붙잡아 자국으로 송환했다.

아프리카에선 중국인에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광산에서 무장 괴한의 공격으로 중국 골드코스트그룹 소속 중국인 광부 9명이 살해당하고 2명이 다쳤다.

자원이 풍부한 콩고민주공화국(DRC)과 나이지리아에서도 중국인에 대한 납치와 공격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악화하자 지난해 중국 공안부는 DRC에 전문가들을 보냈고 나이지리아에도 범죄 수사관들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안보 협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된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아프리카 경찰과 법 집행관 2000여명이 중국에서 훈련을 받기도 했다.

또 중국은 아프리카 여러 곳에 경찰 훈련 학교와 경찰서를 세웠고 경찰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아울러 2003∼2017년 아프리카 국가들은 감시 시스템, 국가 안보 네트워크, 폭동 진압 장비 등 치안을 위해 35억6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 상당의 중국 차관을 얻었다.

거론되는 국가는 에티오피아, 케냐, 앙골라, 모잠비크, 레소토, 남아프리카, 잠비아, 짐바브웨, 모리셔스, 세이셸,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 알제리 등이다.

보고서는 “중국 경찰 훈련에는 단순히 기술적 면뿐만 아니라 치안력과 국가에 대한 '당의 절대적 통제'라는 공산당의 모델에 기반을 둔 정치적·사상적 원칙도 포함돼 있다”면서 “중국의 ‘묻지마 정책’ 덕에 최종 소비자나 인권 관련 수출 통제에 대한 우려 없이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의 장비들을 구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26일 국빈 방문한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과 회담에서 “줄곧 그래왔던 것처럼 민주콩고의 경제·사회 발전을 돕고 산업화 전략을 지원하며 에너지·광산·농업·인프라·제조업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디지털경제·교육·보건 등 분야에서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하길 바란다”면서 “중국의 새로운 발전이 아프리카 국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정지우 기자